2014.12.09 05:30

아침편지-시계

(*.13.195.167) 조회 수 26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시계.jpg

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시계를 거의 안 차고 다닙니다.

휴대폰에 시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같은 구세대는 시계를 안 차면 왠지 허전합니다.

13년 전에 절친이 미국을 방문한 기념으로 시계를 하나 사줬습니다. 이름하여 세 O코,

건전지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태엽을 감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차기만 하면 저절로 가는

시계입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건전지를 갈아 끼거나 태엽을 감거나 했던 시계였고 시계 줄도

여름이면 땀이 차서 손목이 까맣게 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계는 달랐습니다.

땀이 차도 까맣게 된 적이 없고 차고 나면 불편을 전혀 몰랐습니다.

한동안 안 차고 있어서 죽었다가도 차기만 하면 가니 이렇게 신기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그러던 것이 십 여 년이 지난 작년부터 잘 안 맞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흔들어 주면 가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이제 노쇠해서 그나마도 힘들다고 아예 강짜

데모라도 하듯이 나 잡아먹어라 합니다.

시간이 늦게 가도 그동안 쌓은 정도 있고 안 차면 서운해서 차고는 다니는데 어떤 때는 시계만

믿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못미더워서 휴대폰과 함께 동시 상영 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완전 제멋대로 서서는 “형님 나 힘드오.”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한국 갈 때는 아예 데리고 가지도 않았습니다. 여행을 하면 잠자리도 일정치 않고 될 수

있으면 짐도 줄여야 하니 이참 저참 신경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남대문 시장을 갔다가 시계수리점이 있는 걸 보고 ‘아, 가져 왔으면 수리라도 맡겨볼 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습니다. 11월 이야기입니다.

 

12월 7일, 피로연이 끝난 다음 날에 시계가 생겼습니다.

이번 피로연에 참석했던 사돈이 무슨 이유인지  제 시계가 고장 난 걸 알지도 못 할텐데

아내가 귀뜸 했을 리도 만무한데 시계를 샀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시계 없이 휴대폰 시간만 의지하고 살 팔자인가 보다 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시계가

생겼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1881년부터 시계를 만들어 온 시계 전문 회사 제품 이었습니다.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는 신의 세미한 간섭하심에 또 한 번 경이로움을 찬양 합니다.


  1. 아침편지-시계

    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시계를 거의 안 차고 다닙니다. 휴대폰에 시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같은 구세대는 시계를 안 차면 왠지 허전합니다. 13년 전에 절친이 미국을 방문한 기념으로 시계를 하나 사줬습니다. 이...
    Date2014.12.09 By이태영 Views2657
    Read More
  2. 아침편지-시가 있는 시카고 가을

    <김흥균권사/하늘소리 발행인> 워싱턴 디시에 잠시 머무는동안 시카고 팬들이 가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습니다. 한창 무르익다 금방 사그라드는 시카고 가을이 떠올라  가을을 놓칠세라  시카고 오기 바로 직전,  워싱턴디시 인근 ‘알렉산드리아’라...
    Date2014.10.22 Byskyvoice Views3297
    Read More
  3. 아침편지-시 전집을 읽으며

    시 전집을 읽으며   한 시인 일평생 써 내린 시 전집을 몇 시간 만에 읽어내린다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며 썼을까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뇌하며 썼을까   일평생의 사람이 단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있다니 삶이 너무나 짧고 단순하다   시를 읽노라면 시인...
    Date2015.01.31 By이태영 Views2715
    Read More
  4. 아침편지-스치다

    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달리는 차 안에서 밖을 보면 산과 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끝없이 이어져 흐르는가 싶을 때 나지막히 산이 품은 호수를 만나게 되지 하지만 만났는가 싶을 땐 이미 호수는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곤 해   스친 것들에선 향기가 ...
    Date2014.12.13 By이태영 Views2659
    Read More
  5. 아침편지-쉬운 건 재미없다

    <이태영 목사 / 하늘소리 문화원장> 자기계발의 방법론이나 트렌드 리서치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원리가 있다. 갈등하는 요소들의 유연한 평형 지점이 궁극의 지향점이라면, 그 과정 자체는 사실 평온치 않고 꽤나 스펙터클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사람들이...
    Date2014.08.12 By관리자 Views2582
    Read More
  6. 아침편지-수확

    -- 충청도 아산에 계신 울 할아버지가 농사 지으신 고구마 수확; 호박 고구마 인가? 맛나 보이네...; 불 피워 고구마 직접 찌시는 할아버지. 저 가마솥이 얼마나 오래 되었을까-- <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금년도 이제 세달 남짓 남았습니다. 이곳 시카고...
    Date2014.10.02 By관리자 Views2553
    Read More
  7. 아침편지-수업

    수업   그때 예수께서 제자들을 산으로 데리고 올라가 곁에 둘러앉히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옳은 일에 주린...
    Date2015.06.01 By이태영 Views2716
    Read More
  8. 아침편지-수박끼리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수박이 왔어요 달고 맛있는 수박 김씨 아저씨 1톤 트럭 짐칸에 실린 수박 저들끼리 하는 말   형님아 밑에 있으니 무겁제. 미안하다 .괘안타. 그나저나 제값에 팔리야 될 낀데. 내사 똥값에 팔리 거 싫타 내 벌건 속 알아주...
    Date2014.08.30 By이태영 Views3019
    Read More
  9. 아침편지-소중한 인연으로 남을 수 있기에

    이태영목사 (하늘소리 문화원장) 누군가와 함께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어도 갈 수 있습니다  눈이 오고 바람 불고 날이 어두워도 갈 수 있습니다 바람 부는 들판도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으며  높은 산도 넘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
    Date2014.08.17 By이태영 Views2531
    Read More
  10. 아침편지-소망

    <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어제는 벌써 13년전, 우리를 경악케 했던 9/11 테러사건이 터진 날이었습니다. 어제의 화두는 어딜 가나 아무래도 9/11에 관한 것이어서 좀 우울해 졌고, 날씨 마저 오늘까지 우중충해 아직도 기분이 별로이고 있습니다. 헌데, 오...
    Date2014.09.12 By관리자 Views280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64 Next
/ 6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