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성장한 아들에게

by 이태영 posted Jun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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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jpg

성장한 아들에게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 손은

이제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작자 미상( 앨리스 그레이 제공)-

 

굿모닝~!!!!!

지나 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후회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이와 같이 보낸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 미안함이 큽니다.

그땐 바빴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할 일들은 산적해 있었고 하루 하루가 치열했습니다.

늙고 나니 할 일은 점점 없어져서 여유는 생겼는데 그 사이 아이는 커서

내 곁을 떠나갔습니다. 슬프지만 대다수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좀 더 아이와 같이 놀아 줄 시간을 할애했더라면, 사춘기의 고민을 들어 줄 시간을 가졌더라면

하고 후회 하지만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흘러갔습니다.

가장 친밀해야 할 아이는 서먹한 사이가 되어서 저만치 가 있습니다.

서른이 넘은 아들과 가볍게 입맞춤 하는 노신사를 본 일이 있습니다.

얼마나 어려서부터 친밀하게 지냈으면 아직도 저리할까 하며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은 소리 없이 흘러갔고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