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06:47

겨울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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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강가.png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이는데

그 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다

 

-안도현-

 

굿모닝~!!!!!!

철없는 눈발, 어머니같은 강을 의인화해서 쓰여진 시입니다.

어리면 어린대로 자기 생각이 있지만 하는 짓이 결국은 무모한 일이 될 경우가 많습니다.

한치 앞을 못보는 사람이 어디 한 둘입니까마는 그래도 미래를 보려는 마음은 가져야 합니다.

어제는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하루야 24시간 이지만 생각에 따라서 길기도, 짧기도 합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 민망한 허수아비 노릇도 했고,

시와 노래의 밤에 다민족이 참여하여 각나라의 언어로 시를 발표하는 의미있는 자리에도 있었고,

제가 속한 미술 단체에 기관장이 참여한 좋은 시간도 가졌습니다.

 

철없는 눈발을 그래도 보호하려는 듯 흐르는 물줄기를 바꾼다고 표현하고

결국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다고 보는 것은

시인다운 날카로운 표현입니다.

아무려나 품으려는 마음, 모든 것을 포용하려는 마음은 제가 지향하는 세상입니다.

마치 새끼를 낳고 새끼의 먹이가 되어 사라지는 어미 거미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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