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30 06:02

한 여인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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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굿모닝~!!!!!!!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이 데이에 한 여성이 길거리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꽃집마다 대목을 맞아 꽃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배달하느라고 정신이 없는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금년들어 시카고에는 눈이 왜 그렇게 많이 오는지 날까지 추워 쌓인 눈 위에 또 눈이 덮여 작은 동산을

이룬 올 겨울에 한국인 노숙자 한 분이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그의 유품은 동전 36센트, 미국시민권자임을 드러내는 복사된 종이 한 장, 누더기 같은 젖은 외투 한 벌,

그리고 속옷이었습니다.

 

시민권 복사 종이에는 그의 이름을 Ho Pum Padzett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쿡카운티 검시소에서는 그의 이름이 한국식 이름인 호분인 것을 알아내고 한인 사회에 연락을 했습니다.

Oehler 장의 회사에 있는 한국계 미국인 이효섭 장의사는 장례비용 전부를 담당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연고자 없고 외롭고 쓸쓸하게 이 겨울에 황급히 떠난 73세의 한국 여인,

미국인 남편을 따라 타관 객지 미국에 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버림받고 홀로 이 땅을 살아간 여인에 대해

"돌아가신 그분의 생명의 존엄성을 지켜주고 싶다"는 인정어린 그의 마음이었습니다.

시카고 중앙일보는 그 마음을 기사화 시켜 보도해 주었습니다.

시카고 지역 교회협의회에도 알려 장례예배를 집전해 달라고 청탁이 왔고 교협은 쾌히 승락했습니다.

교협에서는 시카고 목사 부부 합창단에 조가를 부탁했고 직장과 주일 준비에 바쁜데도 15명이 동참했습니다.

고인이 신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어메리칸 드림을 안고 이역땅에 와서 같이 고생하는 한인이라는

끈끈한 정이 작용한 것입니다. 기사를 보고 시카고 한인 제일연합감리교회 장례부에서는 "우리 교회 묘지가

있으니 장소를 내어 드리겠습니다." 하고 연락이 왔습니다.

릿지우드 묘지( Ridgewood Cemetery), 한인들이  선호하는 위치 좋은 장소입니다.

 

하관예배까지 끝나면 유가족 측에서 점심을 대접하는 것이 관례인데 유가족이 없으니 아마도 하관 후 그냥

헤어지나보다 했는데 Unidex 회사 John Kim(김종호) 사장께서 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고인이 살아 생전에는 이땅에서 살 수 있도록 화이트 삭스 운동장에서 핫도그를 팔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미국인도 있었고 노숙하고 있을 때 우리 아파트에서 같이 자자고 제안을 한 한국인도 있었습니다.

그 고마운 사람들을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파노라마처럼 눈에 스치고 지나갔을 것입니다.

그녀는 갔습니다. 사랑하는 딸도 있다는데 연락이 두절 되었는지 한 달여 동안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무연고자들이 사망시에는 모아서 합동 화장하고 장례 절차없이 공동묘지에 묻는 것이

미국의 처리 방법입니다.

그러나 호분씨는 잊어버리고 살려 했던 한인사회에 알려져서  쓸쓸하지 않은 마지막 길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화이트 삭스 관중석에서 핫도그를 팔며 쾌활한 웃음을 날리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 장례식에 참여하여 운구까지 담당했습니다. 어떻게 살다 갔는지 알 수는 없으나

   같은 한인이라는 하나 만의 이유로 가는 길이 편안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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