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칠 곳 없는 편지

by skyvoice posted Apr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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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엄마가 이혼하고 집을 떠난 뒤 아버지와 할머니 앞에서는 '엄마'라는 단어를 말할 수 없었다.

그때 나는 열한 살,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짙어 갔다.

 

그해 겨울 어렵게 외갓집 주소를 알아내 식구들 몰래 엄마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은 오지

않았다. 내가 보낸 편지가 되돌아오지는 않았으니까 누군가 받았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해 봄이 다 갈 때까지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우편함에 먼저 인사를 했다.

 

그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다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그 편지는 내가 엄마에게 보낸 편지였다.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온 편지, 아버지는 그 편지를 내게 전해 주지 못하고 평생 간직하셨던

것이다. 펀지의 내용은 구구절절 엄마가 보고 싶고, 아빠와 사는 것보다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그 편지를 볼 때마다 아빠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생각하니 죄송스럽

기만 했다.

 

또 되돌아온 그 편지를 평생 간직한 것을 보면 아버지도 이혼이라는 막다른 길을 선택하셨지만

엄마와의 사랑을 놓지 않으셨던 것 같다.

 

아버지의 유품과 함께 태워 버린 그 편지만 생각하면 엄마가 그리워서 목이 메고 , 평생 엄마에

대한 사랑을 놓아 버리지 못하다 생을 다하신 아버지의 마음에 목이 멘다. 지금도 매일 부칠 곳

없는 편지를 쓰면서 내 기억은 열한 살 그 시절에 머물고 있다.

 

-김현연, 부산시 가장군-

 

굿모닝~!!!!

그러나 요즘은 굿모닝하지 못합니다. 조국 대한민국이 '세월호'때문에 넋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순진한 학생들이 선내 방송만 믿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객실에서 차갑게 변해갔습니다.

바른 방송이었다면 갑판 위로 올라오라고 했을텐데..., 판단 착오, 경험 부족, 총체적 실수...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바른 것과 비슷한 것은 결과가 너무나 다릅니다.

선로가 소실점을 향해 가지만 그 둘은 결코 만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치지 못하는 편지의 내용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 둘입니까.

사람들은 자기 만이 애닲은 사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깊은 상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허허 웃어 넘기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문제에 빠져들다보면 멀리 보지를 못합니다.

마치 바둑의 관전자가 대국자가 보지 못한 수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가끔은 눈을 들어 멀리 하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한 번쯤 쉬어가야 합니다.

지나고 보면

별 것도 아닌 일에 우리는 목숨을 걸었었다는 것을 언젠가 깨달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