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일했습니다. 어느 날 병실을 순회하는데 식사를 받아 놓고
쳐다만 보시는 한 암환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팔의 부종과 통증이 심해 혼자 식사조차 하실
수 없었던 것이죠. "제가 도와 드릴께요." 하고 얼른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 드렸습니다.
그런데 한참 만에 제 손이 멈추었습니다.
아저씨의 입 안이 빨갛게 헐어 아파하시는 모습을 그제야 발견한 것입니다.
바쁜 마음에 뜨거운 밥을 식히지도 않고 아저씨 입 안에 떠 넣었으니...순간 눈물이 핑돌아 진작
뜨겁다고 말씀하지 그랬냐고 했더니 아저씨가 대답하셨습니다. 간호사가 너무 바빠 보이기에
미안해서 말할 수 없었노라고.
그렇게 여리고 착한 아저씨였지만 결국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온갖 의료 장비를
아저씨 몸에서 떼어 내는데, 위옷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여러 장이 돌돌 말린 돈뭉치가 나왔습니다.
평소 의식이 가물가물할 때도 위옷 주머니를 꼭 잡고 손도 못 대게 하시던 아저씨였습니다. 선배
간호사가 말했습니다. 아마 그 돈은 고아로 외롭게 자라 혼인도 하지 않고 남의 집 농사일을
도우며 사셨던 아버씨가 자신의 시신을 거둬 줄 누군가를 위해 남겨 놓으신 것 같다고,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다행히 한 동네에 사셨던 분들이 아저씨의 장례식을 치러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 돈을 그분들께 드렸습니다.
그때 뜨거운 밥을 정성스럽게 호호 불어 가며 떠 먹여 드리는 건데, 하는 후회가 지금도 코끝이
찡합니다. 아저씨, 꿈에서라도 좋으니까 제가 먹여 드리는 밥 꼭 한 번만 다시 드시러 오세요.
-권은정/대구시 서구-
굿모닝~!!!!!
우리는 어떤 안 좋은 일을 당할 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그랬냐고 얘기를 합니다.
너무 좋은 일을 맞을 때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적이 있나보다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을 볼 때 분에 맞지 않게 잘 사는 사람이 있고 어떤 분은 착하고 인품도 좋은데
형편이 넉넉치 않은 분도 있습니다. 어느 분의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집을 다녀와서는
호들갑을 떨면서 말했습니다. "아빠!아빠! 친구 집에 다녀왔는데요, 되게 잘 살아요."
"왜 그러느냐?" 했더니 "자가용이 두 대예요, 그리고 도둑을 감시하는 텔레비전 카메라도 있어요."
합니다. 자가용 두 대와 감시 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되게 잘 산다'고 본 것입니다.
그것은 잘 사는게 아니고 단지 부자일 뿐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보고 우리는 못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돈이 좀 없는 것이지 못 사는 것은 아닙니다.
소유가 많은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니고 소유가 없는 것이 못 사는 것은 아닙니다.
푯대가 분명한 사람은 소유가 별로 없어도 그것이 잘 사는 사람입니다.
착한 사람들이 고통 속에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습니다.
'세월호'에서도 그냥 나오면 살 수도 있었는데 남은 친구들을 구하겠다고 다시 객실로 돌아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학생의 이야기도 들립니다.
인생은 팔십을 살아도 지나고 보면 한 점, 점찍은 것에 불과합니다.
무엇이 잘 사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