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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남편과 나는 대학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두 학년 선배이던 그는 졸업 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일이 잘 풀려 자리를 잡자, 내게 청혼했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시집살이는 더 고되게 느껴졌습니다.

한번은 어머니가 유산한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밥값을 못하니 굶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무렵 남편 사업은 하락세를 타다가 끝내 부도를 내고 말았습니다. 빚이 불어나자 남편은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우리는 시댁에서 나와 산자락에 단칸방을 얻어 살았습니다.
남편은 세상을 원망하며 술에 찌들어가더니 한밤중에 들어와 이성을 잃고 나를 때렸습니다.

자다가 머리채를 잡힌 채 맞아서 온몸에 시퍼런 멍자국이 선명했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술병을

손에 쥐고 내 머리를 때리다 병이 깨져 이마에서 피가 흘렀습니다. 나는 수건으로 이마를 동여매고

도망쳤습니다. 갈 곳이 친정 밖에 없어 겨울 밤에 기차를 타고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손찌검하며 소리쳤습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라고 했다. 너 이러면 어미 없는 자식이라고

욕한다.” 나는 울면서 집을 나왔습니다.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딸을 냉대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동안 여관방을 전전하다가 식당보조일을 구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주인아주머니 덕분에 끼니를

해결하고, 일 마치면 식당 구석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유도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내 배 속에 아기가 자랐던 것입니다. 만삭의 몸으로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진통

으로 쓰러졌고 간신히 택시를 잡아탄 뒤 혼자 분만실에 들어가 딸아이를 낳았습니다.
입원비가 없어 하루 만에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식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식당에 얹혀살며 아기를

키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종일 아기를 업은 채 일하면 온몸이 쑤셨습니다. 아이는

울다 지쳐 잠들었고요. 결국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고 돈을 벌어 빨리 데려오리라 다짐했습니다.

허리통증과 습진을 달고 살며 일한 지 5년이 넘자 주인아주머니가 가게를 인수받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모아둔 돈을 보태 식당을 인수했고 장사가 제법 잘 되었습니다. 몇 달 뒤 아이를 데려와

지금껏 주지 못한 사랑을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딸아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깐이더군요. 몸이 좋지 않아 건강검진을 하니 대장암 말기라고 했습니다.

대장에서 간까지 암세포가 전이되었다는 말에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수술날짜를 잡고 아이와 유원지에 가고, 영화도 봤습니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올까 싶어 소중한 추억

들을 쌓았습니다. 수술 날, 아이는 말했습니다. “나 안 울 테니까 엄마도 울지 마. 무사히 수술받고

건강해지도록 기도할게.”
어느새 듬직하게 자란 아이 말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버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상태는 점점 호전되었습니다.
나는 힘들 때마다 추억들을 되새겨봅니다. 주저앉고 싶지만 그럴 만한 여유조차 없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은 얼마나 감사한지요. 만약 아이가 없었더라면 삶을 포기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만 바라보고 달려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겠지요. 어느덧 한뼘 더 자란 아이가 나를 봅니다.

어쩌면 아이는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이 아닐까요?

길 잃고 헤매던 내 삶에 이정표가 되어 준 딸과 나는 어느 가족보다 행복합니다.

-박채연/서울 노원구-

굿모닝~!!!!

오늘은 굿이브닝입니다.

수요일마다 몇몇이 모여서 연구하는 모임이 있어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오후에는 가르치는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파김치가 되어 한숨 자고 늦게사 여유를 갖고 편지를 씁니다.

세상에는 70억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살아갑니다.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도

넘치도록 많습니다. 절망의 깊은 골짜기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는 여기까지인가 보다'하고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목숨이 붙어있다면 아직도 나를 통해 할 일이 분명히 있다는 표적입니다.

제가 매일 편지를 쓰지만 매일 글을 쓸 만큼 경험이 풍부하지도 않고 책을 다독한 것도 아니고

학식이 탁월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메시지에 뭔가를 주는 내용이 있다고 사람들이 편지를 기다린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60이 넘어 뒤늦게 발견한 탈렌트입니다.

작은 것이지만 좋은 글은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쓰다보니 공감을 이끌어 내는가 봅니다.

몇 년을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건네 들은 소식은 부부가 다 건강 상태가 썩 좋은 상태는 아닌 

모양입니다. 더군다나 최근에 검진을 통해서 낙심할만한 결과를 얻었는지도 모릅니다.

말에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골골 80년'이라고 일부러 죽으려고 마음 먹지 않는 한, 사람의 목숨이 질깁니다.

그리고 장애를 입거나 뇌성마비의 사람을 통해서도 정상인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낙심할 시간에 차라리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내가 남긴 흔적 하나로 인해 어느 한 사람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보람된 일입니다.

그  친구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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