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김원석
꽃을/ 빨리 보려/ 물 주고
또/ 비료도 주고
물먹고/ 비료 먹고
너무/ 먹고/ 먹어/ 배가 불러
노랗게 곪아/ 배틀어지는/ 꽃.
친구 집 베란다에서 상큼한 냄새가 솔솔 들어왔습니다. “꽃 사다 놨어? 향기 정말 좋다~.” 친구는
창을 활짝 열더니 널따란 화분 하나를 보여 줬습니다. “장미허브인데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 좀 가져갈래?”
“응응.” 조심스레 몇 포기를 데려와 사무실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무탈하게 잘 자란다는 친구 말과는 달리 시들시들 고불고불 축축 처져갔지요. “장미 허브가 자꾸 시들해. 물이 부족하나? 영양제라도 사서 꽂아
볼까?” 마음이 달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야단을 부렸습니다. 친구는
한참 고민하더니 이러더군요. “혹시 너무 유난스레 군 거 아냐? 향기가
좋다고 지나면서 자꾸 만진다거나 이 사람 저 사람 불러서 구경시키고. 물도 너무 자주 주지 말라고 했잖아. 그 아이도 새로 심겨진 곳에서 적응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거야. 조바심 내지 말고 지켜봐 줘.” 내 눈에
어여쁘다고 해서 자꾸 만지고 쓰다듬고 사랑을 주는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홀로서기를 막고 부담을 주는 독일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하고 깊은
마음만 있다면 묵묵히 지켜 주고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질 테니까요. 전 오늘도 장미허브에서 애써 눈길을 거둡니다. 제 사랑 욕심
때문에 시들지 않도록, 배틀어지지 않도록요.
-《웃음꽃》편집실
임나리 기자-
굿모닝~!!!!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집착하거나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착하는 이유는 내것이라는 소유권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내 것이 과연 있을까요? 내 것이라면 떠날 때도 가져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동전 하나 가져가지 못합니다. 배우자도 내 것이 아니고 심지어 자식도 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에 즐거우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저는 큰아들을 여덟 살 되던 해에 잃었습니다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윗이 밧세바에게서 낳은 솔로몬의 형, 큰 아들이 죽은 것을 알고는 조복을
벗고 금식을 풀은 사건을 기억했기 때문이며, 욥이 동방의 제일가는 부자에서 재산이 풍지박산 나고 설상가상 열 자녀를 하룻저녁에 다
잃고서도 "주신 자도 하나님이시요 가져가실 자도 하나님이시니 하나님만 영광을 받으소서." 고백한 것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내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성숙해 집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나라가 초상집입니다. 울화통 터지고 화가 난다고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퇴출 당했습니다. 총리가 수난을 겪고 김연아가 은퇴무대 연기 중 웃었다고 트집을 잡습니다.
성숙해 져야 합니다.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슬픔 중에 있다고 남까지 나랑
같이 슬프자고 강요할 순 없습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억장 무너지는 부모의 가슴의 소리를 충분히 듣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언제까지 머물러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내일이라는 선물이 또 주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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