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의 아침편지-하나를 버리니 둘이 다가왔다

by 이태영 posted May 11,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연풍경.png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대한민국 서른 살. 그동안 세상은 나에게 '가지라.'고 가르쳤다. 그러면 너의 삶이 풍족해짐과

동시에 안정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의문이 일었다. 가지려 하면 할수록 더 불안

하고 조급해지는 나의 삶에 경종을 울려 줄 만한 '사건'이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미노 데

산티아고로 떠났다.

한 달이 넘는 기간. 갈아입을 옷 한 벌과 살림살이를 몽땅 배낭 하나에 넣고 오로지 내 몸 하나에

의지해 걸어야 하는 순례의 길. 그렇게 걷고 걷기를 여러 날,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내게 말했다.

“지금 당장 잘 때와 길을 걸을 때 필요한 것 말고는 모두 네 배낭에서 비워 내라. 그러지 않으면

더는 걷지 못하리라.” 받아들여야 했다. 내 몸 말고는 의지할 데가 없었으므로.

머리를 감고 얼굴과 몸을 씻고 빨래를 하는 용품을 달랑 비누 하나로 통일했다. 비상약과 일기장

을 제외하고, 책들을 포함해 버릴까 말까 고민했던 것들을 다 버렸다. 이내 나의 어깨와 두 다리

가 가벼워졌다. 이리 편한 것을 왜 그렇게 집착했을까?

앞서서 이 길을 걷고 있는 다른 순례자들의 배낭무게가 내 것에 비해 훨씬 가볍다는 사실에 놀라

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걷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었는데 나는 그 멀리까지 가서도

버리지 못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었던 것이다. 배낭에서 짐을 덜어낸 뒤 나는 순례자들과 서로

돕고 위로하며 길을 걷게 되었다. 그것은 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배낭의

무게'는 곧 '삶의 무게'이다. 배낭이 가벼워야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을 행동

으로 실천할 수 있다. 내 삶이 무겁고 버거운데 남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때부터였다. '내 삶의 무게와 부피를 줄여 보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이곳에서 배웠던

것처럼 나를 둘러싼 삶의 무게와 내가 버리지 못해 끌어안고 있던 것들을 과감히 쳐내자.'고

결심하게 된 것이.

가지면 가질수록 삶의 무게는 무거워진다. 욕심은 배가 되고 삶은 강퍅해질 것이며 더 가지고

지키기 위해 애쓰다 보면 자기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내게 주어진

하나를 버릴 때 아깝다고 생각지 말자. 버리고 나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며 그로 인해

얻는 것은 두 배가 될 것이다.

-박기영/ 가수-

 

굿모닝~!!!!

동물의 세계에서는 영역표시라는 게 있습니다.

배설물을 흘려놓고 이만큼은 내 세계니까 들어오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입니다.

사람들도 살아가면서 '이것만큼은 내 것이다'하고 투자를 하고 물건을 사 모읍니다.

그러나 물건은 많을수록 이사를 하려고 할 때 오히려 짐이 됩니다.

물건은 살아가면서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세상을 떠나게 되면 이것은 어찌 될까요?

하나하나가 사연이 있는 보물일 수 있지만 남에겐 하찮은 쓰레기로 전락합니다.

인생은 여정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나그네입니다.

나그네로 다니는 사람은 짐이 가벼워야 합니다.

내 짐이 무겁고 버거우면 남의 어려움이 보이지 않습니다.

짐 줄이기,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