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과 실종- 이효섭

by 관리자 posted May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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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섭 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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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단원고등학교를 구글지도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단원중학교도 옆에 있고 좌우 뒤로 숲동산이 있으며, 멀지 않은 거리에 서해가 있는 아름다운 학원이네요.

저는 인천 가까이 있는 도시 안산, 그리고 단원고등학교에  찾아가고 싶습니다.  한국내 국민이나 우리처럼 해외에서 사는 동포나 모두 한마음으로 상실을 애통해 하기에 딸, 아들을 잃은 부모님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손을 잡아드리고 싶습니다. 입이 있으나 말이 없고, 두마디 한다하나 의미전달이 되지않는 이시간, 잠시 두손을 잡으며 아픔을 함께 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자식을 잃고 감각과 눈의점을 잃으신 부모님들께 우리의 동참을 손바닥의 체온으로라도 전할 있을까요?  ‘ 저희들은 지구 반대쪽 시카고에 삽니다. 하지만 안산시민과 국민과 함께 같이 가슴아파 합니다’라고.


구글지도에서 진도 팽목항을 찾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개, 진도개의 원산지인 진도, 지금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듯 합니다. 진도의 항구 팽목항은 사고대책 본부 현수막이 붙어있는 천막과 여러 실황을 신문과 TV 통해 봅니다. 수많은 부모들이 바다를 쳐다 보며 자식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배가 고플까봐 밥도 던져주고, 맛있게 먹든 피자도 바다에 던져주고 내딸아 내아들아 목이 쉬게 부르고 있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구름덮힌 날이나 바닷바람이 날이나 그들의 눈길은 배가 가라앉은 곳, 아직도 구조대들이 인양작업하는 곳에서 눈길을 떼지 합니다. 저와 우리는 팽목항에 가고 싶습니다. 가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그들 옆에 서서 바라보는 곳을 같이 바라보고, 이름을 부를 때에 함께 부르며 옆에 서있고  싶습니다.

안산에 계시는 사망학생들의 부모님들은 내자식의 죽음을 확인하시고 가슴이 찢어지게 통곡을 하시지만  사별을 현실로 받아드립니다. 하지만 팽목항에 계시는 부모님들은 아직도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십니다. 죽음을 눈으로 확인하기까지 기다리실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장례를 할 때에 시신을 방부처리하고 가족과 조객들이 수있도록 개관(Open Casket) 합니다.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남북전쟁  당시 전투는 남부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북군들이 전쟁터에서 죽으면 고향으로 사망을 알리고 시신을 가족들에게 보내야 했습니다.  부모와 가족들이 있는 고향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날들이 소요되었으며 그동안 시신은 부패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신이 이상 상하지않고 고향에 도착하여 가족들이 확인할 있도록 화학방부처리 (Embalming)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식의 사망을 두고 혼이 나가고 심장이 찢어질듯이 아픈 고통을 감수하지만, 죽음을 확인하면 사별의 현실을 받아 들이게 됩니다. 그러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슬픔의 과정을 지나며 회복하게 되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사망 소식만으로는 심적 용납의 과정에 이르지를 못합니다. 온전히 떠나 보낼수도 없고 진정으로 슬퍼할수도 없고 그러기에 슬픔에서 완전히 헤어나지를 못합니다. 슬픔은 지연되고 증폭되기도 합니다.


미국장례는 조문 시간을 5-6시간 허용합니다. 보통 오후 3시부터 9까지 합니다. 친구들이나 조객들이 편리한 시간에 와서 가신분에 대해 예기하며 유가족이 슬퍼하도록 도와줍니다. 가신 님을 한번 보고 자신과의 이별을 확인합니다. 유가족들에게는 시간이 참으로 귀한 시간입니다. 부모님을 혹은 가족을 보내면서 함께하는 시간동안 마음속에 있는 슬픔을 내려놓을수 있습니다. 조객을 보며 가신 님을 다시 생각하고 슬픔을 눈물로 내어놓고, 또다른 조객을 보며 가신 님 생각에 다시 눈물흘리고….. 이렇게 하면서 의식속에,  무의식 속에 있는 슬픔을 보냅니다. 그리고 사별의 아픔에서 빨리 회복할 있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애도문화에 3일동안 망자 곁에 있고, “아이고”하는 곡을하며, 장례후엔 7일동안 상석올리고 49일 동안 떠난사람 평온빌어주기 등이 있었답니다. 이과정은 실제적으로 남은 가족들에게 상실의 아픔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 한민족과 유대민족은 닮은점이 많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부인 사라가 죽은후 사라의 천막에 들어가 큰소리로 울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우는 것을 개의치 않는듯 합니다.  유대인들은 장례 후 7일동안 쉬바(Shiva)라는 애도 기간이있습니다. 애도자들은 7일동안 집에 있으며 사회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문객들을 맞습니다. 이때에 특이한 점은 상가는 항상 문이 열려있고 애도자는 방의 낮은 곳에 앉아 있습니다. 조문객이 방문하여 적당한 곳에 앉지만  애도자가 먼저 말을 하기 전에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슬픔을 마음속으로 삭히고있는 애도자들이 어떤 아픔을 감내하고 있는지 모르기에 애도과정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이민생활에서 장례식에 자주 가게됩니다. 막상 상주와 가족들을 대할때 무슨말을 해야할지 조심스러운 때가 많이 있습니다. 도움되지 않는 공허한 말을 듣기도 합니다. 진심은 마음과 마음으로 전달됩니다. 함께 아플 때에는 눈빛 속에, 손과 손이 전하는 체온 속에 전해지리라 생각됩니다. 사별을하고 장례를 어떻게 진행하는가에 따라 유가족의 슬픔은 빨리 치유되기도하고  아픔이 더욱 깊어지기도 합니다.



지금도 이시간 안산에서는 자식의 죽음을 가슴에 묻으며 피눈물 흘리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지금도 팽목에서는 오늘도 어제처럼 구조작업하는 배들을 보며 자식아 돌아오라고 기다리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그들의 아픔이 얼마나 크면 여기 시카고에 있는 우리들의 마음까지 이렇게 아플까요?  입은 있으나 할말이 없습니다. 다만 옆에서 뒤에서 함께 아파 울고 있습니다. 다만 옆에서 뒤에서 한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문자를 먼저보낸다며 엄마 아빠 사랑한다’ 우리 아들, 딸들에게는 무릎꿇고 엎드려 고맙다 그래 우리도 사랑한다, 미안하다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라’ 간청밖엔 떠오르지 않습니다.

거주지를 초월하여 한국사람이라면 모두 비통해하는 안산고등학생들의 사별.  죽음으로라도 확인해 보고싶어 찿고있는 실종자들. 우리모두 깊은 아픔을 표출하고, 아픔을 수용하며, 아픔을 다스려,  하루속히 모두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이효섭

847-990-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