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에게 편지를
쓴다네.
_ 천상병
타임캡슐이 화제일 때가 있었죠.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시기. 공상 과학 만화나
SF영화에 등장하는 2000년대는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사람들은 우주선처럼 생긴 깡통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시대. 그래서 몇 십 년 뒤 후세대에게 무엇인가 남기려는 타임캡슐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였습니다.
천상병 시인의 글을 읽으니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의 내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그때의
나
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봅니다. 천 시인은 한때 배고팠던 시절에 대해 말을 건
넵니다. 잊지 말자고. 하여, 다짐해 봅니다.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누리자고, 느끼자고,
맘껏 사랑하자고.
지금,
미래의 나에게, 너에게 타임캡슐 하나 보내면 어떨까요? 너무 멀다면, 1년 뒤의 우리
에게 보내는 것도
좋겠습니다.
- 김익겸 실장, <행복한
동행>-
굿모닝~!!!!!
우리는 오늘을 살지만 내일을 꿈꿉니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대체적으로 젊은 날에는 '욱'하는 성질머리
도 나아가 들면서 부드럽게 깍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펄펄 살아있다면
제 명까지 살지 못하거나 친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신체적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나이도 먹어야 합니다.
소아기적 생각이 여전하다면 그 사람은 나이 든 어린이에 불과합니다.
저는 '다운' 것을 좋아합니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성인은 성인답게 아이는 아이
답게, 전문가는 전문가답게 아마츄어는 아마츄어답게...
문화회관에서 바둑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가끔 하수들의 바둑을 보노라면 답지 않게 두는 분들
을 봅니다. 자기가 상수인지 하수인지 구별을 못하고 상수 말을 무리하게 잡으러 간다든가 하수
를 속이듯이 상수를 속이려고 합니다.
바둑에는 '정수' 라는 게 있어서 정수를 벗어나면 손해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정수와 정도를
모르면서 바둑을 둘 줄 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면서도 배울 생각은 안하고
두는 재미에만 빠져 있습니다.
어떤 이는 30년을 제자리에 있으면서도 코치 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이러면 발전이 없습니다.
겸허하게 자기의 부족을 인정하고 '한 수'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둑이길 망정이지 인생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루를 사는 기술이 부족해서 밥을 굶는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다워야 합니다. 그리고 겸허해야 합니다.
오늘도 나의 정체성답게 하루를 엮어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