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188.170) 조회 수 25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식사.jpg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의사전달의 도구가 되는 언어. 글을 쓸 때 이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글의 성격이나

내용이 달라지므로, 언어의 선정이 무척 중요하다. 먼저 시 한 편을 살펴보자.

 

내 가슴속에 가늘한 내음 / 애끈히 떠도는 내음 /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

머언 산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 오! 그 수심 뜬 보랏빛 / 내가 잃은 마음의 그림자 /

한 이틀 정열에 뚝뚝 떨어진 모란의 / 깃든 향취가 가슴 놓고 갔을 줄이야

 

-김영랑의 <가늘한 내음> 중에서

 

이 시는 1930년 6월 시 문학지를 통해 세상에 발표됐다. 벌써 80년이 지난 작품이라, 요즘 잘 사용

하지 않는 언어가 많이 눈에 띄고 지금 우리의 목소리로 낭송해 보면 끊어지는 부분이 어색하고

감정의 조절이 힘들다.

이 작품은 'ㄴ'으로 첫소리가 난다. 'ㄴ, ㄹ, ㅁ'으로 시작하는 어휘들은 여성적인 향기를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ㅋ, ㅌ, ㅍ'로 시작하는 첫소리는 남성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김영랑 시인이 얼마나 예민한 감각으로 언어를 다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래된 이야기 하나를 예로 들어 보겠다.

한번은 내가 아는 젊은 여성에게 좋은 신랑감을 소개한 적이 있다. 신랑감 또한 내가 잘 아는 청년

이었고 장래가 촉망되는 제자라서 안심하고 소개했는데, 둘이 여러 번 만나더니 여성 쪽에서 싫다

고 했다. 나는 조용히 여성을 불러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젊은 여성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다

좋은데 한 가지 견딜 수가 없어서 거절한다고 했다. 이 견딜 수 없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청년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쩝쩝' 하고 내는 소리라고 했다. 나는 조금은 의아해하면서도 알았다고 하고

물러섰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와 '쩝쩝'이라는 소리가 평생 그들의 관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봤다. 입에서

나는 먹는 소리 하나가 인간의 인격을 넘어서서 좋고 싫고의 잣대가 될 수도 있겠고, 이 잣대가

인간 간의 올바른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감정에 파장을 일으키는 언어의 속성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글을

독자에게 잘 전달할 수 없다. 사투리도 마찬가지이다. 연속극에서 사투리를 쓰는 인물을 설정하여

극의 전개를 보다 다양하게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특정 사투리의 억양이나 혹은 정겨운

소리는 인물의 내면과 속성을 선명하게 하고, 이를 통해서 극은 효과적으로 전개된다. 이처럼

사투리는 인물을 정겹게도 하고 역겹게도 하고 또 신분의 높낮이를 드러나게 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글에서도 또한 사투리는 글의 주제, 인물의 설정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자칫 사투리가 잘 못 사용

되면 특이한 지역의 특성이나 갇혀진 성격의 한 단면만을 보여 주기 때문에, 잘 선택해서 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굿모닝~!!!!!

똑같은 상황을 묘사하는데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그래서 언어나 글은 그 사람의 총체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배운 만큼 아는 만큼 생각한 만큼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사물을 이해하는데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있다면 이해하는데 그만큼

유리합니다. 무심코 지나칠 일을 시인이나 화가는 머물러서 생각을 합니다.

거기서 시어를 뽑아내고 화제를 찾습니다. 생각의 차원이 다릅니다. 문학에는 문외한인 저는 평범한

소재에서 비범한 장면을 연출해 내는 시인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럴 땐 문학을 배우고 싶은 욕망이 움틉니다. 아침마다 쓰는 편지에도 사족이 붙기도 하고 중복된

표현이 나올 때가 많은데  매끄럽게 글을 쓰는 분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저는 왼손잡이여서 식사할 때는 식탁 왼쪽 끝에 앉습니다. 피치 못하게 중간 쯤에 앉을 때는 옆에 사람

에게 누가 될까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그런데 난처한 경우를 만납니다. 뭐가 급한지 숟가락 젓가락을

동시에 한 손에 다 움켜쥐고 밥을 먹는 사람을  만날 때입니다. 음식물이 묻은 젓가락 끝이 제 왼손을

겨냥하듯 내쪽으로 나와 있습니다. 급기야 제 손을 찌르기도 합니다. 존경 받는 위치에 있거나 소위

유학파인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런 것은 안 가르쳐 주니까  알아서 신경 써야할 일입니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배려입니다. 나는 이게 편해도 상대방한테 누가 된다면 바꿔야 하고 고쳐야 합니다.

무심코 몸에 밴 습관, 한 번쯤 돌아 보아야 합니다.


  1. No Image

    이태영의 아침편지-한마디 말로서

    한마디 말은 말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빛낼 수 있다. 침묵 속에서 익은 한마디 말은 일을 위한 거대한 에너지를 얻는다. 전쟁은 한마디 말에 의해 짧게 끝나고, 한마디 말은 그 상처를 치유한다. 그리고 독을 버터와 꿀로 바꾸는 말이 있다. 자신...
    Date2013.05.21 Byskyvoice Views3566
    Read More
  2. No Image

    이태영의 아침편지-함께하는 행복

    잘난 것 하나 없지만 그래도 매일같이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가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가진 것 아무 것도 없지만 늘 여러분과 함께하고 행복함을 얻을 수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살아감에 있어서 서로가 미워하는 마음 없이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Date2013.05.29 Byskyvoice Views3443
    Read More
  3. 이태영의 아침편지-행복을 끌고 미는 두 남자

    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우리 아버지의 직업은 환경미화원, 남들 다 자는 꼭두새벽에 일어나 빗자루로 쓰레기가 널린 길을 쓸고, 음식물 쓰레기도 수거하십니다. 그러다 어떤 날은 음식물 쓰레기를 온몸에 뒤집어 쓰고 집으로 돌아오시는 경우도 있...
    Date2014.05.01 By이태영 Views2545
    Read More
  4. No Image

    이태영의 아침편지-행복을 만드는 언어

    말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언어는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킨다. 또한 사람의 육체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행동을 지배하기도 하고 환경과 운명을 결정하기도 하며 자아상을 바꾸기도 한다. 언어에는 "사실 언어"와 "감정 언어"가 있다. 사실언어...
    Date2013.06.07 Byskyvoice Views3553
    Read More
  5. 이태영의 아침편지-행복을 이어주는 사람들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동 트기 전에 일어나 일찍 집을 나서야 하지만 목적지가 있고 출근길은 마냥 행복합니다. “아자! 오늘도 즐겁게 일하자.”고 큰소리로 외치며 새벽길을 달립니다. 도로와 도로를 연결해 주는 용인 톨게이트에서 일한 지도 어느...
    Date2014.05.01 By이태영 Views2769
    Read More
  6. 이태영의 아침편지-행복한 기억 하나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 하나는 그를 일생 동안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의 따뜻한 부름과 아버지의 부드러운 눈빛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저녁 때가 되면 바닷가에서 놀고 ...
    Date2014.05.23 By이태영 Views2709
    Read More
  7. 이태영의 아침편지-휴식이 주는 힘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1999년 봄, 나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청소년 교육을 할 수 있는 작은 교육 컨설팅 회사로 전직을 하려고 했다. IMF를 겪고 난 뒤여서인지 몰라도, 그 누구도 내 선택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편안하고 안정된 직장을 뒤로...
    Date2014.05.12 By이태영 Views2367
    Read More
  8. 이태영의 아침편지: 벽과 문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벽은 참 소중합니다. 내 집을 외부 침입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 주니까요. 너와 나의 경계 가 설정되니 자유로이 움직일 공간도 만들어집니다. 그렇다고 답답할 일은 없습니다. 벽에 낸 문으로 언제든 왕래가 가능합니다. 하...
    Date2014.05.31 By이태영 Views2658
    Read More
  9. 이태영의 아침편지: 상처를 받으면 향기를 내세요

    이태영 목사 (하늘소리 문화원장) 아직도 습기가 가득한 여름 숲으로 들어갑니다. 비가 막 그친 뒤라 빗방울이 물방울이 되어 나뭇가지 끝에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도원의 여름 숲은 언제 찾아도 편안합니다. 걸어 다니는 사람이라곤 나 이외에 아무도 없어...
    Date2014.06.03 By이태영 Views3653
    Read More
  10. 이태영의 아침편지: 언어의 속성을 이해하자

    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의사전달의 도구가 되는 언어. 글을 쓸 때 이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글의 성격이나 내용이 달라지므로, 언어의 선정이 무척 중요하다. 먼저 시 한 편을 살펴보자. 내 가슴속에 가늘한 내음 / 애끈히 떠도는 내음...
    Date2014.06.02 By이태영 Views258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64 Next
/ 6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