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월드컵 축구, 한국의 러시아와의 예선 첫 경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며칠전부터 이번에는 한인들의 단체응원에 끼여 함께 경기를 관전할까, 친구들을 초대하여 함께 “와~”하며 응원하며 관전할까, 마지막 순간까지 우왕좌왕하다, 갑자기 집에 에어컨이 망가지는 바람에 (어제는 화씨 90도가 넘는, 이번 여름 들어 가장 무더웠던 날씨였습니다) 이 일부터 해결하느라 정신이 빠져서 그냥 집에서 식구끼리 조용히 경기를 보았습니다. 꼭 이기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와 함께. 전날 일본과 코트디브와르와의 경기에서 전반 혼다 선수의 선제골로 후반 코트디브와르가 동점골을 넣기 전까지 괜히 마음이 심란했고, 일본도 이기는데 한국도 꼭 이겨줬으면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전반까지
0-0, 무승부로 끝나면서 그냥 비기기나 하면 본전이라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요, 어디서 해성처럼 나타났는지, 이근호가 벼락같이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이길 수도 있겠구나, 괜한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아직도 경기가 끝나려면 얼마가 더 남았는데, 이대로 버텨서 빨리 경기가 끝나 이겼으면 하는 욕심이 말이예요. 그러나, 좋았던 마음도 잠시, 잠시 후 (불과 6분 후) 러시아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한골만 어서 누가 더 넣어서 이겨라 하는 마음에 다급해 지고, 경기 시작 전 비기기나 해 줬으면 하던 소박한 마음은 어느새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결국 더 이상의 골이 터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경기는 동점으로 끝났습니다. 욕심을 버려야 겠습니다. 처음의 소박한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겠습니다. 욕심이 생기고 교만해 질때 우리는 악의 세력에 지고 마는 것입니다. 앞으로 예선 두 경기를 남기고 있는데, 처음의 초심을 잃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여 뛰도록, 이기고 지고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어린 선수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후방에서 지원해야 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4로 어처구니 없이 무너졌던 것은 브라질 본선에 가기전,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겸손함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