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그의 이름은 '프레시남'이었습니다. 한국인으로 현재 중국에 살며, 노래를 해서 한 달에
2,000위안(30만 원)을 벌며 행복하게 삽니다. 월세 10만 원 내고, 나머지 20만 원으로 밥해
먹고, 충분하지 않지만 불편 없이 산다고 합니다.
여행자가 물었습니다. “그걸로 모자라면 어떻게 하죠?” 프레시남이 빙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거리에 나가서 노래를 하고 CD를 팔면, 어떻게든 밥 한두 끼는 먹을 돈이 나올 거예요.”
여행자가 물었습니다. “노래도, CD도 안 팔리면요?” 그러자 프레시남이 걱정 말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답했습니다. “운이 좋을 거예요.”
박광수, 《앗싸라비아》, 위즈덤하우
'프레시남'이 참 부럽습니다. 제가 그였다면 분명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고민하고, 돈이 모자
랄까 봐 걱정하며 지냈을 거예요. 저는 닥치지 않은 미래의 일을 모두 끌어안아 '안 되면 어떻
게 하지?', '된다 해도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참 많았거든요.
대학생 때, 복지관에서 실습을 했던 적이 있어요. 실습 첫날, “실습 마지막 날은 각자 주제에
맞춰 발표를 할 거예요. 시간 날 때 틈틈이 준비해 두세요.” 하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저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발표는 자신 없었
거든요.
하지만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발표가 실습 점수에 반영된다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번 발표는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 2주 전부터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고, 틈나는 대로
내용을 정리하고, 주말 내내 발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발표하는 날, 한 명, 한 명 친구
들의 발표가 끝나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잔뜩 긴장한 목소리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이야기하는 제 목소리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발표를 듣는 친구에게
질문까지 했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차례차례 바라보면서 발표를 마친 후, 선생님들은 칭찬이
가득 담긴 평가를 해주셨고 친구들도 잘했다며 부러워했습니다. 2주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참 뿌듯했습니다. 그날 알았습니다. 그저 가만히 누워서 하는 걱정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요.
《모르고 사는 즐거움》이란 책을 쓴 어니 젤린스키가 그랬답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고민의
4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일에 관한 것이다.” 아, 정말 그랬습니다. 제가 밤새 잠 못 들고
걱정하며 힘들어했던 일들 중에 실제로 일어난 일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더라고요.
앞으론 고민이며 걱정거리들을 저 멀리 미뤄두렵니다. 소중한 저의 에너지를 아끼고, 잠 못 드는
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운이 좋을 거예요.”
- 김보배 기자-
굿모닝~!!!!!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기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가불해서 걱정하는 것이지요. 차라리 몰랐다면 걱정이라도 안 할 텐데
알기 때문에 걱정이 됩니다. 식자우환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안다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우주의 드넓은 신비 속에 제대로 아는 것이 과연 얼
마나 있나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퍼센트로 보면 99%를 모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안다고 하는 것 자체가 교만일 것입니다.
전공을 해서 박사가 됐다 해도 확신하는 것이 과연 정확할까요?
인간은 한치 앞도 못 봅니다. 눈을 감았던지 눈을 떴던지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육감이 좋던지 나쁘던지 느끼는 것은 오십보백보입니다.
어차피 모르는 것 걱정일랑 말아야겠습니다. 그렇다고 준비까지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는 철저히 하되 맡기는 것입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합니다. 젖 먹던 힘까지는 아니더라도 힘을 다해 준비했다면 마음 편히
느긋해 지는 것입니다.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