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십결 네번째: 기자쟁선(棄子爭先)
돌을 버리고라도 선수를 잡아라.
자(子)는 아들이란 뜻이 아니고 여기선
바둑돌을 말한다.
'하수는 돌을 아끼고 상수는 돌을 버린다'는 바둑 격언이 있다. 하수의 특징이 돌 하나라도 안 버리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라면 상수는 돌을 폐석과 요석으로 구분해서 어떻게 처리할 것을
판단하는 명석함이 있다.
기자쟁선은 선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다른 말로는 주도권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도 주도권 즉 앞서 나가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단 선수를 잡아서 큰 곳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바둑판에 차도와 인도 처럼 명확한 길이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수는 그 길을 볼
수 있는 선견지명이 있다.
'길이 보이다뇨?'
'네, 길이 보입니다.'
비행기나 큰 배가 아무렇게나 항로를 가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어떤 약속된 길이 있다.
바둑판에도 막막한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길이 그려져 있다.
하수 눈엔 죽었다 깨도 안 보이는 그 길을 상수는 용하게도 찾아 낸다.
나도 준 프로의 실력이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프로는 그 장면에서 기가 막히게 수를 찾아 낸다.
돌을 버리고 귀하게 맞이한 선수, 그 고귀한 선수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그 장면에서 가장 큰 곳 또는 급한 곳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1980년대 세계 바둑을 호령했던 중국의 섭위평(攝衛平..섭자 에서 손수변은 빼고)九단은 이런 말을 했다.
"버려라, 그러면 이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