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내가 거실에 있는 나무 탁자에 젖은 수건을 올려놓은 데서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몹시 아끼시는 그 탁자에서 말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은 이 탁자 곁을 지나다니는 우리 식구들인 터라 거기 있던 젖은 수건은
이내 발견되었다. 수건의 무리기로 인해 탁자는 수건 넓이만큼 광택을 잃은 채 흉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식구들을 불러모으시고 누가 탁자 위에 젖은 수건을 올려놓았느냐고
자상히 물으셨다. 정말 자상하게 물으셨지만,
그것은 범인을 잡아내기 위한 위장술인 뿐이고, 일단 범인이 잡힌 후에는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때리실 거라고 나는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절대, 절대로
말하지 않기로 결심해버렸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아버지가 더 이상 다그치지 않기만을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도 범인이 나오지 않자 아버지는
우리더러 거실에서 나가도 좋다고 말씀하셨다. 내 뒷덜미를 잡아채는 그 말씀을 덧붙이면서: "사실대로 말했으면 다 용서해주려고 했는데...."
그 말씀을 듣고 대여섯 걸음도 못 가서 나는 와락 울음을 터드리고 말았다.
사건이야 어찌됐든 그날 나는 큰 교훈을 깨달았다. 벌보다 죄의식이 더 고통스럽다는 교훈을.
-맥스 루케이도, '작은 소리 큰 울림'에서-
굿모닝~!!!
눈에 뭐가 낀듯 불편해서 일찍 잠들었는데 두 달 열흘 만에 한국에서
돌아 온 아내가 낮잠을 자고는 밤에 덜거덕 거리며 정리하는 바람에 2시 조금 넘어 깨고 말았습니다.
다시 잠이 들거 같지 않아 인터넷에서 이것 저것 찾아 보다가 밭에 나가
물도 주고 돌아와 메일을 보냅니다.
범죄자들이 공소시효 만료가 다 되어서 며칠만 지나면 법정구속이 해지되는데도
범죄로 인한 죄의식 때문에 자수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완전범죄를 저지르고도 양심이 살아있는 사람은 가위눌림이나 가슴이 울렁거려
도저히 살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동물에게는 없는 이것은 창조주가 우리에게
주신 자신을 다스리는 법입니다. 후안무치의 파렴치범들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에서 그래도 정감있고 의식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양심을 살 찌우고 밝은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 웹매거진 <하늘소리>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
필진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