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208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카타콤~1.JPG

 

 

<최원근 /문화사역자>

 

년에 졸업한 복음주의 계열의 신학대학원에서 초기 기독교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이미지가 없는 순수한 교회라는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 몇 교부들(Origen, Eusebius, and Epiphanius of Salamis)의 견해와 존 칼빈(John Calvin)기독교 강요(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Book I, Chapter XI, 13)이었습니다.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 (Constantinus I) 황제의 밀라노 칙령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된(AD 313) 이후 이미지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는 것입니다. 공인 이전의 이미지들이 있다 하더라도 대체적으로 타락한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되거나 이방 문화와 종교에 타협했다는 지적입니다. 일반 미술계의 미적인 관점에서는 초기 기독교 미술들은 수준이 낮은 일종의 천박한 그림들이라 인식하고 있습니다.

 

1)    초기 기독교는 이미지가 없는 순수한 교회?

 

4세기 초반 기독교 공인이 이뤄지기 전까지의 초대 교회는 핍박과 도피의 와중에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기회, 재산, 생명 등을 빼앗기는 순교자들이 나왔습니다. 신자들은 모든 것을 잃고 무덤가인 카타콤(Catacomb)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신앙을 지켜 나갔습니다. 카타콤에는 신앙을 표현하는 다양한 심벌들을 사용한 흔적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익투스 (ΙΧΘΥΣ,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약자)입니다. 그림으로서는 선한 목자에 대한 표현 등이 있습니다. 고통의 와중에 처한 성도들에게 이생에의 삶을 인도하시며 내생에 있는 영생의 기쁨을 예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목자상이 강조된 것입니다. 신앙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 중에 고통의 십자가 상은 시간이 지난 후에 보편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이미지가 없던 순수한 기독교라기 보다는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여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와 의를 바라고 천국을 소망하도록 이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수준이 낮은 천박한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미술사에서 말하는 미적인 차원에서는 초기 기독교 미술의 수준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모든 것을 버리고 카타콤으로 몰려 든 사람들에게 화려하고 빼어나게 치장한 삶과 표현은 기피의 대상이었습니다. 핍박 중 힘겨운 처지에 있던 초기 크리스챤들에게는 미적 수려함은 오히려 세속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것입니다. 당시에 함께한 크리스챤 예술가들은 간결함과 단순함이 그 특징이었습니다.

익투스.png  

 

3)    이방종교와의 혼합이다?

 

초기 기독교 미술에서도 당시의 화가와 장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 카타콤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화된 표현으로 그들의 신앙을 표현할 때 유대적인 바탕이 아닌 로마 문화적인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목자는 목자인데 로마식 복장을 입은 로마인들이 인식하던 목자였던 것입니다. 이런 이방문화적인 표현들이 확대 해석되고 와전되어 본래 표현하고자 했던 것보다는 이방종교와의 혼합으로 강조 되어진 것입니다. 그중에 세상종교와 타협한 흔적들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표현들에 대해 정죄하기 전에 우선 이방땅에서 예수를 영접하고 구원된 사람들의 배경을 살펴야 합니다. 그들의 신앙표현을 단순히 이방종교와의 혼합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순교를 각오하고 카타콤에 모여든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모욕입니다. 그 중에 이미지 자체가 하나님 자리를 탐하거나 대신하게 된다면 우상 숭배에 빠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주로 속한 개혁주의 신앙노선과 이미지문화가 서로 친숙하지 않은 것은 그 역사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카톨릭의 이미지와 형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와 그에 따른 파괴행위들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성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지식인들의 개인적인 결단이기 했지만 그 보다는 국가적인 결단에 의해 종교 이미지들을 파괴하며 카톨릭과 차별을 두고자 한 것입니다. 신학적이기도 하지만 이미지 파괴와 병행되는 종교개혁은 다소 정치적인 결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교회 안에서 그림이나 회화 같은 이미지 자체가 우상이다라는 등식이 성립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개혁교회의 시각문화에 대한 관점이 발전을 하게 된 점을 고려하여 오늘날의 예술문화를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초기 기독교 미술은 이미지가 없는 순수한 교회라기 보다는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여 신앙을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미와 간결미를 강조하고 화려함을 피하다 보니 미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조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독교로 개종한 이방인 크리스챤들에 의한 표현들이 있었지만 모든 이미지가 이방종교와의 타협은 아니었습니다.

 

*익트수 (ΙΧΘΥΣ)는 그리이스어(Greek)로 원래 물고기라는 뜻으로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비밀리에 통용되던 두 개의 선으로 그려진 물고기 그림 은어입니다. ΙΧΘΥΣ Ιησους Χριστος Θεου Υιος Σωτηρ의 약자로 그 뜻은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 ?
    skyvoice 2013.06.30 06:46

    흔히 기독교의 심볼로 쓰여지는 익투스가 예수 그리스도의 약자라는 건 몰랐어요. 단순히 당시 예수님의 제자들과 그 지방 사람들이 어부가 많고 성경에 오병이어의 기적과 같이 물고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 기독교도들을 상징하는 것을 물고기로 표현하는 줄 알았어요.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1. No Image

    유명숙의 신간안내-제자 제곱 / 프랜시스 첸

    <한국서적 대표> 올 여름은 비가 많이 오는 듯 싶습니다. 지금쯤 한창 무더위로 씨름해야 할 때인데 이렇게 한줄기 소낙비로 대지의 열기를 식혀 주시니 참 좋으신 주님이십니다. 오늘은 제자 시리즈 3번째 책으로 프랜시스 첸 목사님의 ‘Multiply’ 한국어 번...
    Date2013.08.20 Byskyvoice Views2288
    Read More
  2. No Image

    시사칼럼- 17초의 기적과 200만 시민의 열광: 혹스팀 스탠리컵 챔피언

    <육길원 주필 / 언론인> 지난 6월 한달을 아이스하키 경기에 매료되어 지냈다. 옆집 러시아 출신 젊은이는 ‘굿 모닝’ 대신 요즈음 하키 경기가 없으니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넉살을 부린다. 시카고 블랙 혹스팀이 스탠리컵을 쟁취하고, 200만 명이 모여 우승...
    Date2013.07.20 Byskyvoice Views2546
    Read More
  3. No Image

    고대 기독 미술사 3 : 이미지 분쟁의 시작

    <최원근 목사 / 문화사역자> 초대교회 이후로 제1차 니케아 종교회의 (First Council of Nicaea, 325) 부터 6차 콘스탄티노플 종교회의 (Third Council of Constantinople, 680)까지 기독교내에서 이미지에 대한 논쟁이 있긴 했지만 종교회의 차원에서 다루어...
    Date2013.07.20 Byskyvoice Views4335
    Read More
  4. No Image

    이태영의 바둑 수업기 <9> 위기십결 일곱번째: 신물경속(愼勿輕速)

    "신중히 생각하여 경솔히 빨리 두지말라." 내가 좋아하는 금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만반사후행 일실폐전공(萬般思後行一失廢前功) : 모든 일은 깊이 생각한 후에 하라 .한번의 실수가 먼저 세운 공을 다 잃나니 십대 중반에 읽고 마음에 들어 기억하는 글인...
    Date2013.07.15 Byskyvoice Views2152
    Read More
  5. No Image

    유명숙의 신간안내-Not a fan=팬인가 제자인가/카일 아이들먼

    안녕하세요? 유명숙입니다. 어제 저녁 폭우가 쏟아지고 난 후 쌍무지개가 수놓여진 하늘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제 기억 속에 쌍무지개의 모습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 가운데 주님이 보여 주신 아름다운 선물이었습니다. 오늘은 카일 아이들...
    Date2013.07.13 Byskyvoice Views2193
    Read More
  6. No Image

    남미선의 컴퓨터 상식-애플 컴퓨터

    요즘 들어서 애플 제품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극대화되어 가는듯합니다.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으로 사용자들과 좀 더 친근해지다 보니 일반피 씨를 사용하시던 분들이 이제는 컴퓨터도 맥으로 바꿀까 라는 생각들을 하시는듯합니다.이렇듯 본인의 의지로 ...
    Date2013.07.10 Byskyvoice Views1761
    Read More
  7. No Image

    이태영의 바둑 수업기(8)-위기십결 여섯번 째: 봉위수기(逢危須棄)

    "위기를 만나거든 모름지기 버려라." 인생 살다보면 여러 차례 위기를 만나듯이 바둑을 두다 보면 대마가 완생하지 못하고 쫒겨 다닐 때도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이것이 인생인것을.....누군가 말했다. "인생은 슬픈 드라마" 라고..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지 ...
    Date2013.07.03 Byskyvoice Views1833
    Read More
  8. No Image

    초기 기독교 미술에 대한 오해

    <최원근 /문화사역자> 작년에 졸업한 복음주의 계열의 신학대학원에서 초기 기독교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이미지가 없는 순수한 교회’라는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 몇 교부들(Origen, Eusebius, and Epiphanius of Salam...
    Date2013.06.30 Byskyvoice Views7208
    Read More
  9. No Image

    김정한목사의 고전음악 감상- 벼랑끝 위의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

    김정한목사/시카고 나무교회 담임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Clara Haskil,1895~1960). 그녀는 어려서부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여섯 살 때 다른 사람이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한번만 듣고, 그 자리에서 거의 그대로 연주하고 한 번 익...
    Date2013.06.29 Byskyvoice Views2538
    Read More
  10. No Image

    이태영 바둑 수업기(7) 위기십결 다섯번 째: 사소취대

    위기십결 다섯번째-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말은 너무 쉽다. 아이큐 한 자리 숫자라도 이걸 안 지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쉽지 않은걸 어떡하랴..그 이유는 욕심 때문이다. 승부에 몰입하거나 , 집착하게 ...
    Date2013.06.24 Byskyvoice Views1945
    Read More
  11. No Image

    눈에 보이지 않는 도둑? Inflation

    <하재원, ChFC / 공인 재정/투자 상담가> 모든 투자가들에게 있어서 전제 되어야 할 가장 큰 투자조건 중의 하나가 내가 투자한 돈의 수익률이 평균 물가상승율을 뛰어 넘느냐 입니다. 아무리 높은 이자를 받는다 할지라도 같은 기간의 물가 상승율이 그보다 ...
    Date2013.06.21 Byskyvoice Views1699
    Read More
  12. No Image

    남미선의 스마트폰 상식 (5)-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이제 스마트폰 사용에 조금 익숙해 지게 되면 테블렛 쪽으로도 관심이 가게 되는데요. 혹 비행기로 타주나 외국으로의 여행을 다녀 보신 분들이라면 예전에 여행시에 기내에서 보이던 랩탑사용자는 점점 사라지고 테블렛..즉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또는 킨들 ...
    Date2013.06.18 Byskyvoice Views6142
    Read More
  13. No Image

    이태영의 바둑 수업기(6) 위기십결 네번 째:기자쟁선

    위기십결 네번째: 기자쟁선(棄子爭先) 돌을 버리고라도 선수를 잡아라. 자(子)는 아들이란 뜻이 아니고 여기선 바둑돌을 말한다. '하수는 돌을 아끼고 상수는 돌을 버린다'는 바둑 격언이 있다. 하수의 특징이 돌 하나라도 안 버리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라면 ...
    Date2013.06.17 Byskyvoice Views1888
    Read More
  14. No Image

    유명숙의 신간안내- FOLLOW ME/DAVID PLATT

    안녕하세요? 유명숙입니다. 주변이 온통 초록으로 물 들은 것을 보니 완전 여름인가 봅니다. 이렇듯 세월은 흐르고 남겨진 시간동안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데이빗 플랫 목사님이 쓰신 ‘Follow me’ 라는 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Date2013.06.11 Byskyvoice Views2132
    Read More
  15. No Image

    남미선의 스마트폰 상식 (4)-안드로이드폰의 구매와 사용법

    현재 아이폰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나, 안드로이드폰을 가지고 계시거나, 또는 오래된 구형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어 보겠다고 결심하신 분들은 2년이라는 약정기간이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어떤 스마트폰이 내게 딱 맞는 폰이며 플랜인지를 아신다면 그...
    Date2013.06.11 Byskyvoice Views1708
    Read More
  16. No Image

    이태영의 바둑 수업기 <5> 위기십결 세번 째: 공피고아

    위기십결 세번째: 공피고아(攻彼顧我) 피(彼)란 상대방을 말하는데, 상대방을 공격할 때는 먼저 나 자신을 돌아(살펴)보라는 것이다. 바둑 격언에도 "아생연후에 살타(我生然後 殺他=내가 살고 나서 남을 죽이라)" 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인생에 있어서도 ...
    Date2013.06.11 Byskyvoice Views1803
    Read More
  17. No Image

    미국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법

    <하재원 / 공인 재정 상담가> 우리는 모두 한번 쯤 만약 내가 복권에 당첨이라도 되어서 백만장자가 되면 무엇을 할것인가 공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우선 여행을 가서 한달 정도 쉬면서 무엇을 할까 구상을 한뒤 현재 살고 있는 집과 자동차를 바꾸...
    Date2013.05.24 Byskyvoice Views2666
    Read More
  18. No Image

    이태영의 바둑 수업기 (4): 위기십결 두번 째:입계의완

    위기십결의 두번 째다. 2. 입계의완(入界誼緩) "남의 집에 들어 갈때는 완만해야 한다." 입계란 남의 경계 (집, 진영)에 들어 가는 것이다. 그럴 때는 여유를 갖고 너무 깊이 들어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포석이 끝나고 서로의 경계가 어느 정도 이...
    Date2013.05.20 Byskyvoice Views1895
    Read More
  19. No Image

    남미선의 스마트폰 상식 (3)-앱의 활용

    시리의 작동 원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음성 인식은사용자가 폰에 대고 이야기를 하면, 시리는 바로 메인서버에 전송합니다. 그런 다음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게끔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그런 다음 다시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시켜주는...
    Date2013.05.20 Byskyvoice Views2533
    Read More
  20. No Image

    ‘자작나무’기억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

    하늘소리 고정필진 수필가 늘샘 최원현 출간 하늘소리(www.skyvoice.org) 고정필진으로 활약하는 늘샘 최원현 수필가가 ‘자작나무’ 기억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을 도서출판 북나비에서 출간,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작나무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들려주...
    Date2013.05.09 Byskyvoice Views214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