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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1 09:19

아버지 / 김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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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jpg

 

<김명렬 / 문필가>

 

곡예사가 나이아가라폭포 위에서 밧줄을 매어놓고 수많은 관광객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지금부터 제가 이쪽으로 건너가 보겠습니다"

관광객들은 곡예사의 대담함에 박수를보냈다. 곡예사가 밧줄을 타고 폭포를 건너기 시작하자 관광객들은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가 폭포를 다 건너자 다시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 여러분, 이번에는 손수레를 끌고 건너가 보겠습니다."

"뭐라고, 손수레를 끌고 건너겠다고?"

관광객들은 숨을 죽이며 곡예사가 손수레를 끌고 건너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곡예사가 무사히 건너가자 관광객들은 또다시 큰 박수를 보냈다.

"여러분, 여러분은 제가 이 수레에 사람을 태우고도 폭포를 건널 수 있다고 믿습니까?"  

"물론이지요. 당신은 최고요. 할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며 환호했다.

", 여러분, 이번에는 지원자를 모집하겠습니다. 누가 제가 끄는 수레에 타겠습니까? 손을 들어 신청해 주십시요"

박수를 보내던 사람들은 곡예사의 외침에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일시에 그곳은 조용해졌다. 그때였다. 한 소녀가 관광객들 틈에서 나오며 말했다.

"제가 타겠습니다" 곡예사는 소녀를 수레에 태웠다. 곡예사는 조심스럽게 밧줄을 타고 한발 한발 내디디며 폭포를 건너기 시작했다. 곡예사가 소녀를 태우고 무사히 건너가자 관광객들은 곡예사의 묘기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아울러 소녀의 대담함에도 많은 박수를 보냈다. 폭포를 무사히 건넌 소녀는 곡예사의 뺨에 입맞추면서

"아빠, 사랑해요"

라고 속삭였다. 그 소녀는 곡예사의 딸이었다. 소녀는 아버지에 대한 믿음으로 수레에 탈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의 많은 아버지들은 자녀들이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귀여워 보이는 듯 하다. 그 이후로는 가족을 먹여 살려야하기 때문에 자녀를 볼 시간이 없다. 엄마가 자녀를 봐달라고 한다 하더라도 아빠의 주말은 또다른 생의 전쟁을 준비하는 피로를 달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어머니와의 스킨십과 애정은 깊어지지만 아버지하고의 관계는 돈을 벌어다주는 집의 가장일 뿐이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자기만의 자아가 형성할 시점이 되면 아버지하고 부딪치게 된다. 아버지는 노고를 알아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서운하고 자녀는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 주지않는 아버지에게 서운하다. 자식들도 보면 아버지를 믿고 존경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를 불신하고 가볍게 여기는 자식도 있다.

얼마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당의 조희연 후보의 둘째 아들 조성훈씨가 아들이 바라본 아버지 조희연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조씨의 글 내용 중에 인간으로서 조희연은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항상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었읍니다중략 아버지로서의 조희연은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 주시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조성훈씨가 쓴 내용의 글 전체를 아버지에 대한 신뢰감과 부모자식 간의 유대감, 사랑, 존경, 믿음이 복합된 내용이었다.

반면 새누리당 후보 고승덕 변호사의 딸 고희경양은 고승덕후보는 자신의 자녀교육을 소홀히 했고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며 이러한 아버지는 서울의 교육감 후보로서 자질이 없다 밝히고 여러분께서는 여러분의 도시를 위해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길 바란다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람들의 반응은갈렸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희경양을 이해는 하면서 그래도 일단은 아버지를 위해 교육감 선거에서 이기게하고 추후에 가정사를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며 몰인정한 딸과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고승덕씨도 함께 비난했다. 결과는 3등을 달리던 진보성향의 조희연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이 되고 고승덕 후보는

마하고 말았다.

지난 615, 세번째 일요일은 미국에서 지키는 아버지날이다. 아버지는 오늘도 가장으로서, 가정의 기둥으로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희생과 헌신을 마다 않고 있다. 얼마전 어느 신문의 통계에 나타난 한국의 아버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한국의 아버지10명 가운데 3명이 5일동안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2시간 미만에 남짓 하다고 햇다. 이유는 1주일 60시간 이상이나 되는 아버지의 장시간 노동때문이다. 아버지의50.8% 자녀가 고민이 생길 경우 가장 먼저 자신과 의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같은 생각을 한 자녀는 고작4% 였다.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생활비 부담율은 95.6%이며 한국의40~50 사망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위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아버지의 54.9%만이 자신이 좋은 아버지라고 말한다고 한다.

아버지를 가족과 멀어지게 하는 요소로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모습을 지적한다. 여성상위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요즈음 시대와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맞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아버지가 권위적인 것과 아버지가 권위가 있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가족들은 아버지의 노력과 땀을 이해하고, 말은 안하지만 항상 처자식 걱정과 가족들의 안위와 평화를 위해 노심초사 걱정하고 노력하는 그 깊은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줘야 한다. 돈보다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올바른 가치관과 꿈이고 그것이 가족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보다 작아 보인다. 아버지의 사랑은 어머니의 그것처럼 섬세하거나 포근하지 않아서다. 아버지의 사랑은 마치 공기와도 같다. 평소에는 느껴

지지 않다가도 한 순간이라도 멀어지는 순간 바로 알게 되는 그런 사랑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 웃음의 2배쯤의 농도이며 울음도 열 배 이상이다. 자식이 밤 늦게 들어온다면 어머니는 열 번 걱정의 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말 대신 열 번이상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무심하고 무뚝뚝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가족들 앞에서의 체면과 자존심, 미안함이 어우러져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기 때문이지 세상이 바뀌고 천지개벽이 된다해도 아버지의 처자식 사랑과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가족들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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