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금년엔 좀, 아니 많이 늦었지요. 저희 집은 지금에서야 마당에 꽃을 심고, 밭에 야채 모종을 심었습니다. 매년 너무 힘들어 “금년엔 밭을 안 가꿀거야” 다짐을 하지만, 금년에도 어김없이 또 밭을 가꾸기로 했습니다. 잡초를 뽑고, 솎아주고, 아침, 저녁으로 물 주고, 등등 밭 가꾸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지만, 무엇보다 밭 한가득한 부추와 쑥을 수확하는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더우기 금년엔 저희 집은 겨울엔 폭설에, 여름엔 폭우에 지하실에 물이 들어와 큰 맘 먹고 지하실 근처에 있던 밭을 없애버렸는데, 막상 밭이 없어 야채를 못해 먹는다 생각하니 너무 서운해서 다시 밭을 가꾸기로 했습니다. 토마토, 오이, 콩, 상추, 열무, 쑥갓, 아욱 등 모종을 사다 심고, 씨를 뿌렸는데, 저희 집에 그 많던 부추와 깻잎, 쑥이 없어져 버리고만 겁니다. 지난 주말 미국 독립기념일 주말을 보내려 미시건에 있는 동생네 집에 갔었는데, 제일 처음 눈에 띈 게 동생네의 밭이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한 삽씩 퍼가서 키운 부추와 깻잎이 이 집에서도 풍성하게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제가 한 삽씩 얻어와야 했습니다. 전에 있던 밭과 비교하여 이번 저희 집의 밭은 미니 밭이지만, 자리가 마땅치 않아 화분 몇 개까지 동원하여야 했지만, 금년에도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하여 이 작은 밭을 잘 가꾸어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한 삽의 모종이 자라 한 밭을 이루어 다시 한 삽의 모종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저희 집 부추와 깻잎의 자손들 (?)처럼, 예수님이 흘리신 피로 저에게까지 전해져온 이 복음의 씨앗이 저희 가족과 이웃, 그리고 땅끝까지 전해지는 복음의 통로가 되길 원합니다. 삼십배, 육십배, 백배의 수확을 얻은 충성된 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