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인생살이 / 김명렬

by 관리자 posted Jul 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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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렬 / 문필가>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아기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원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어찌되었건 세상에 태어나서 4~5년동안은 자신의 자아의식이 희박해서 부모에 의한 생활을 하면서 커간다. 약간의 자아의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린아이는 학교로 보내진다. 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정신을 차릴 여유가 없을 정도로 계속되는

배움으로 바쁜 시간이 지나간다. 그 배움이란 조직사회에서 먹고 살기 위한 배움이 거의 전부이다.

아주 옛날의 교육시대, 즉 공자왈 맹자왈을 읊으며 공부할 때는 인성(人性) 중요시한 배움이 있었던 떄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생존경쟁이 심해지는 문명사회로 갈수록 사람들은 기계화 되어졌다. 그러한 교육기간이 무려12년이 계속된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지식과 생활상식, 그리고 지혜를 어느 정도 겸비할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을 말한다. 물론 전문성을 띈 자기만의 배움을 향한 교육기간이 연장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교육기간이 짧고 길고를 떠나서 그러한 교육이 끝나기가 무섭게 직업전선으로 뛰어나가 먹고 살아가기 위한 생활경쟁에 돌입한다. 이렇게 정신없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조차도 제대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서 거친 물결 속에 쓸려가듯이 금쪽같은 인생의 시간들을 보내며 허덕이고 살아간다.

어느 책에서 보았는데 의사선생님들의 평균 직업수명이 65세라고 한다. 65세가넘으면 많은 의사들은 직업에서 손을 떼고 은퇴하여 노후를 즐기며 산다고 한다. 내가 아는 어느 분은 마취과의사인데 이 분은 무척 많이 일을 하고 돈도 엄청 많이 벌었는데,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버는 동안에 몸 속에 암이 퍼져서 62세에 직장을 그만 두고 암센터에서 치료를 했으나 얼마 안가서 세상을 떠났다. 그분은 가난한 부모로부터 태어나서 힘들게 공부했고 가정교사와 리어카 행상을 하면서 학비를 벌어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한국에서 그 어려운 의과대학에 입학해 의사면허증을 따가지고 미국에 와서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하여서 미국의

의사면허증까지 받아 끊임없이 일만 하다가 그렇게 원하는 돈은 많이 벌어서 가난에서 해방되고 부를 누렸으나 한번도 벌은 돈을 펑펑 써가며 멋있는 여행 한번 못가보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한많은 이 세상을 떠나갔다

청소년기는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나이 들면 직장에서 돈벌어 집도 장만하고 여유있으면 부동산도 사서 챙기면서 부를 누리다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세상을 떠나간다. 본인은 돈이 있으면서도 자기가 진짜 돈이 있는 줄도 모르고 돈을 모으고 재산을 축적하는 데만

온 정신을 쏟는다. 나의 주변에 계시는 65세가 넘어서 일하시는 몇몇 분들에게 물어보면 마땅히 할 일도 없는데 돈 버는 일이나 하는 것 외에 뭘 하느냐고 하며 모두가 거의 비슷한 말들을 하신다. 돈벌이를 하지 않으면서 다른 무엇을 하고 지내야 하는지도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것도 배워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돈벌이 하는 것 이상으로 놀고 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들 인생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며 좋은 직장을 잡고 사업하고 부지런히 일하고 돈 벌고 사는 것만을 배웠기 때문에 일하지 않고 돈 쓰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말하자면 무얼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이 그냥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나는 여기서 재미난 얘기를 곁들여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 과정과 함께 네 명의 아내를 둔 남자를 비유하여 우리들 생애의 살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다.

어느 남자가 네 명의 아내를 두고 살았다. 그는 첫째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언제나 곁에 두고 살아갔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였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인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 아내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과도 같은 존재이다. 세째 아내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 한다. 그런데 넷째 아내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녀는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했다.

어느날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을 했다. 그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둘째 아내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을 했다. 그는 세째 아내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다. 같이 가자고... 셋째가 말했다. 성문 밖까지 배웅을 해줄수는 있지만 같이는 가지 않겠노라고....그는 이제 마지막으로 넷째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애원을 하다시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을 했다. 넷째 아내가 말했다. “당신께서 가시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아내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길을 떠났다.

잡아함경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머나먼 나라저승길을 말한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릴 수 없는 네 가지의 인생사를 비유하는 것이다. 첫째 아내는 우리들의 육체 비유한다. 육체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한다. 든든하기가 마치 성과 같았던 재물도 나의 영혼과 함께 저승까지는 가지 못한다. 아무리 좋고 귀한 재물이라도 우리는 그것을 모두 두고 빈손으로 떠나가야 한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지인, 가족들이다. 언제나 마음이 맞아 같이 어울리고 함께 행동하며 살아왔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그 이상 더 끝까지 함께 가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이 지나고 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 버릴 것이다. 넷째 아내는 바로 나의 마음이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는 어디든지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오직 내 마음뿐이다. 어두운 땅 속이든 어느 먼길이든 그리고 지옥의 불구덩이 속이라도 내 마음은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것이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였다면 다니던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다니던 밝고 환한 길이면 다니던 그 환하고 좋은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았는가가 죽고난 뒤보다 중요한 것 같다.

당신은 현재 어떠한 행실과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짚어 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