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균 권사/하늘소리 발행인>
얼마전 우리부부는 우리교회 집사님 댁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 갔다. 식탁에는 뒷뜰 채마밭에서 가꾼 미나리, 상추, 깨잎, 쇠비듬, 부추, 씀바귀등 신선한 야채가 푸짐하게 올라왔다. 평소 먹어보지 못한 몇가지 채소들을 함께 식사하는 분들이 하는대로 따라서 상추쌈에
살짝 올려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자연이 준 싱그로운 야채를 풍성하게 누려보는 시간이었다. 식탁 분위기가 자연이 주는 신비와 고마움에 대한 대화로 무르익었다. 이분은 친환경농법을 이용한 농산물을 직접 재배해 이웃들과 풋풋하게 나누고 계셨다. 잔디를 깍아 모아두었다가 푹푹썩혀 퇴비를 만들고, 지하실 섬펌프에서 나오는 물들을 잔디밭으로 끌어 들여 잔디에 물을 주었다. 셍산과정을 들어보니, 수고의 땀과 사랑이 얽힌 값진 열매였다. 이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고 계시구나 ?생각하니 그 어떤 비싼 식사 초대보다도 귀해 보였다. 나는 집에 돌아와 우리집에 심겨진 채소를 둘러보면서 마음이 캥겼다. 채마밭을 만들 엄두를 못내 꽃과 꽃사이 빈틈을 이용해 주변분들이 챙겨주신 고추, 상추, 부추등을 퍼즐처럼 해마다 심었다. 당연 소득이 별로 없었고, 큰 기대없이 심는 재미에 만족했던 것 같다. 채소는기본적으로 물,토양, 햇빛이 잘 맞아야 하고, 거름으로는NPK–즉 질소(Nitrogen),
인산(phosphorus),
칼륨(potassium)
배합이 잘 돼야 한다는데, 기본적인 상식과 식물에 대한 배려를 무시 했으니….소득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 문득 집에서 기른 유기농 채소라며, 늘 한소큼씩 따다 주신 분들의 소중한 사랑이 생각난다. 농부의 마음이 와 닿으면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삶의 가치와 생산자에 대한 감사와 배려심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다. 자연은 타인과 나의 조화로운 삶을 배우게 해 주고 있다. 우리는 조그만 것 한가지라도 누군가의 수고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명심해야 할 것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