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의 무더위

by skyvoice posted Aug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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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무더위.jpg

 

<김명렬 / 문필가

 

요즘의 한국의 소식을 보면 폭염과 장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사를 보게 된다. 이 무더위는 여름철이 되면 예외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데 전세계 여러곳에서 폭염과 더위로 아우성들을 치고있다.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 더워진 것을 함축시켜 말한다면 덥다라는 말로 표현되는데 이 말은 춥다와 더불어서 기후에 대한 불만의 감정이 들어있는 말이다. 요즘에는 온대지방에 속한 나라들이 한결같이 그런 불만의 감정이 많이 표현되고 있다. 확실히 내가 어렸을 때에 비해서 지금 세상은 더워진 느낌이 든다.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농부들이나 나의 부모님께서는 너무나 더워서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 했는데 농사일도 하지않는 나는 학교에서 공부하다 더우면 책갈피를 흔들며 부채질을 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집에 오는 길에 친구들과 냇가로 달려가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개구리 헤엄 몇 번 치고 나면 더위는 저만치로 도망을 가곤 했다.

그렇다고 옛날에는 여름에 덥지않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 부럼을 깨무는것도 중요 과제였지만 더위를 파는 일도 심각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위를 팔면 나는 시원하고 산 사람은 덥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지만 여름에 더위를 덜 타고 덥지않게 지내기 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이웃이나 친구집을 찾아가 얼은 손을 호호 불며 얼음장같이 차거워진 볼따귀를 두손으로 비비며 목청을 한껏 돋우어서 "내 더위 사가라" 친구에게 소리쳤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그해 여름에 무더위에 땀띠라도 목덜미에 좁쌀알처럼 솟아나면 금년 정초에 더위를 제대로 팔지 못했나?” 하는 반성을 하기도 하였다. 하여튼 이것은 정월대보름날 새벽이 되면례행사로 재미 삼아서 하는 일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더위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은 나라는 한국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정말로 덥다. 여름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곳로리다는 북쪽의 시카고 지역보다 더운 날이 곱절로 많은 것 같다. 반대로 겨울에는 춥지 않고 온화한 날이 6개월동안 지속되지만. 이곳 우리들이 살고있는 미국땅에는 정월대보름도 없고 내 더위, 네 더위를 사고파는 고유의 풍습이나 재미도 없으므로 금년에는 그러한 거래행위를 못하고 때문인지 유난히 올여름이 덥다. 어느때는 너무 덥거나 추울 때, 또는 비가 많이 오거나 가물때 우리들은 "어휴 추워죽겠네, 찜통더위에 못살겠네, 하늘이 구멍이 뚫렸

. 왜이리 퍼붓지?, 너무 가물다보니 목말라서 오줌물이라도 받아 먹어야 겠네등등 날씨나 기후에 대해 이렇게 불평과 불만을 표출시킬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나의 생각으로는 날씨가 왜이래?”라고 불평하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 자기주제를 모르고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과 대리인인 자연에 대해서 대적하고 반항하는

이라고 생각을 한다. 구약의 성경말씀 창세기6 17절에는 "내가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식있는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있는자가 죽으리라"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다. 아마 노아시절에 40주야 비를 경험한, 아니 그 날짜를 채우지 못하고 홍수에 휩쓸릴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하늘이 구멍이 뚫렸나?”하며 그 말을 했었을 것이다.

날씨는 자연의 운동으로 이루어지는것이 아니고 평균기온이나 기상관측소의 예측으로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온도나 날씨에 대한 불평은 편안한 호텔 객실에서나 할 일이다. 한여름에 습기 차고 무더운 바람이 불어오면 비록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자연의 엄청난 힘과 섭리에 한번쯤 주눅이 필요가있다. 인간이 얼마나 많은 열풍기를 돌려야 그러한 더운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간으로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우리가 할일은, 이 무더운 여름의 더위에 그냥 무기력하게 굴복하지 말고 부채라도 부치고, 선풍기라도 돌리면서 견디어 내는 일뿐이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또다른 더위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사용하면 좋겠다. 결국 더위는 사람들의 지혜가 모자라서 느끼는 감각인가 보다. 문명라는 것이 자연을 정복하는 것 같지

자연을 무시한 벌을 받는 것, 그것이 더위다.

극심한 더위는 병 또는 사망을 일으킬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체질이 더위에 매우 강하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가급적 실내나 나무 그늘, 또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곳에 머물도록 하자. 그리고 가능한한 물을 많이 마시고 오전 또는 오후에 햇볕이 많이 드는 창문은 가리도록 하자. 차일이나 지붕창은 열기를 80%까지 줄일수있다. 실외에서 일을 할 때는 휴식을 자주 취하도록 하며 더위로 인한 질병 (어지러움, 오심, 두통, 근육경련) 초기 징후가 나타나면 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하여 10~15분간 휴식을 취하고 시원한 음료수를 천천히 마시도록 하자. 만약에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곧바로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것이 현명하다.

어느 사람이 스승에게 이렇게 물었다." 더위가 닥쳐오니 어떻게 하오리까"  "무엇때문에 더위

없는곳으로 가지않느냐"   "더위가 없는곳이 어디입니까?"  요즘은 아닌게 아니라 매우 덥

. 지구의 온난화 때문인지 여름을 맞는 체감온도는 해마다 뜨거워지는 것 같다. 하긴 옛날

부터 삼복더위라고 했으니 더울 때가 되어 더운 것인데 사람들은 이를 무슨 새로운 사건이라도

생긴 것처럼 해마다 별스러운 일로 받아 들인다. 여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에도 두 종류가 있다.

더위를 피하고자하는 피서파(避暑派)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이열치열(以熱治熱) 외치는

영서파(迎暑派=더위에 맞서고자 하는 부류) 있기 마련이다. 요즘 더위가 없는 곳은 없다.

성경에도 땅이 있는 동안에 추위와 더위가 쉬지않으리라 하였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록인 일득록(日得錄)에는 나름대로 성군다운 피서법이 나온다.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책을 읽으면 몸이 치우치거나 기울어지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主宰)

생겨 바깥의 기운이 자연히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고 쓰여있다. 옛날 무더운 여름 심산유곡의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독서에 일념했던 선비들의 지혜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계절이다.

이 무더운 여름,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더위가 닥치면 어떻게 피하리오?(서도래 여하회피?暑到來如何避?).  피해서 무엇하리오.”

이것이 더위를 피하는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