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엄마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하고 우리 4남매를 어렵게 키우셨다. 그러다 몇 년 전 새 아빠와
재혼을 하시면서 내게 두 명의 오빠가 생겼다. 갑자기 여덟 명으로 불어난 가족, 그 안에 나와는
또 다른 핏줄이 함께 섞여 있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가족다운 모습
으로 자리를 잡아 갔지만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점은 내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러다 일주일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임신을 해서 갈 수 없었고 대신
신랑이 장례식에 다녀왔다. 새 아빠의 어머니……. 얼굴도 딱 한 번밖에 뵙지 않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솔직히 나는 덤덤했다. 핏줄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지, 가장 먼저 '엄마가
많이 힘드시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다음에서야 '아빠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구나.' 하는 생각
이 들 뿐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만큼 슬프지 않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저녁, 장례식에 가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 아빠에게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아빠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어머니를 잃고 가슴 아파하
시는 아빠의 마음이 전해 와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눈물이 났던 것이다. 아빠 입장에서
는 핏줄이 다른, 그야말로 남인 엄마와 우리 4남매를 당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셨는데 나는 핏줄
하나에 연연하다니…….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재혼하고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결코 소홀한 적이 없던 아빠. 며칠 뒤 엄마에게 들은 얘기로는
아빠가 그날 내가 전화를 드린 것에 많이 고마워하셨다고 한다. 핏줄보다 뜨거운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앞으로도 우리 여덟 명, 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욱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 모두 사랑합니다.
-정경화/부산시 사상구-
굿모닝~!!!!!
사람은 예민해서 아주 작은 것에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핏줄이 아닌 사람이 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럴 때 받아들이는 입장이 중요합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왜 가족이 되지? 하는 마음에서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고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 그의 피붙이도 사랑해야지 하며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경우
입니다. 아무래도 후자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어떤 자녀들은 홀로된 부모가 재혼하지 못하도록 결사반대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외로운 존재입니다. 미움과 외로움은 암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착한 사람인대도 특정한 사람에 대해서는 미움이 가득할 수도 있습니다.
‘역지사지’라고 합니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 아니 그 사람이 되어 보는 것, 사람을
이해하는 첩경이 될 것입니다.
온 세계 사람은 따지고 보면 사실 한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