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균 권사/하늘소리 발행인>
요즘
저는우리집 뒷뜰과 앞뜰 화분에 심겨진 고추, 상추, 깨잎, 분홍색깔의 펜타스 , 노랑, 빨강, 분홍, 하양등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는 채송화와 합창하고 있습니다. 조물주가 인간에게 주는
풍성한 자연의 색깔을 따라 분홍빛 사랑을 고백하고, 초록빛 평온을 마음속 깊이 노래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색깔은 인간의 생리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색을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침이되면, 현관문 계단에 올려진 채송화가 오늘은 무슨 색깔의 꽃을 피울까 ? 궁금합니다. 퇴근 후에는 탐스럽게
핀 분홍빛 펜타스, 진초록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고추열매를
둘러보고서야 저녁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주렁주렁 가지에 매달린 고추 열매는 젊음날의 소망이
성취된 기분이랄까? 왠지 흐뭇하고 마음이 뿌듯해 냉큼 따 먹을 수가 없습니다. “성취의 기쁨을 누리고 누리다 빨갛게
익어가면 어쩌지…은근히 조바심을 내는 것은 아직도 여름날의 젊음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인생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삶을 아끼되, 제각각 삶의 색깔과 모양을 수용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고 누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조물주가 만드신
창조물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우리집 뜰에 핀 꽃들에게도 제각각의 사연이 있습니다. 크리너스 세일에서 사다 심은 별모양의 분홍빛 펜타스(Pentas ) , 고향의
향수를 만나기 위해 화분속에 담아논 채송화, 마트에서 사다 심은 고추, 교회분들이 모종을 준 들깨 채소나무. 저는 이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여름내내 나와 친구가 되어
줄래 ?”라고 사랑을 고백하며 합창곡을 써 내려 갑니다. 합창의 의미는 제각각의 파트음이 어울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제각각 써 내려가는 사연과 기쁨,아픔이 깊든지, 낮든지 관계없이 ‘도레미파솔라시도’ 의 높고 낮은 음을 아우르는 여름날의 합창을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합창은 나만이 가진 독특성은 고수하되, 튀지 않게 겸손한 자세로
다른 음을 수용하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럴때 합창의 진수가 나타납니다. 합창을
삶에 비유한다면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다가갈수 있는 용기입니다.
조 위에 조 사진이 권사님 집에 있는 채송화 화분인가요?
저도 채송화를 좋아하여 심었다가 토끼인지, 다람쥐인지 다 뜯어먹어 빼았긴 후 못 심고 있어요.
조렇게 화분에 심으면 괜찮은가요?
저도 오늘 꽃집에 나가 채송화를 사다 심어야 겠네요. 왠지 채송화는 낮게 피어 겸손함을 의미하는 것 같고,
옛날 어릴 적 부르던 동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피었습니다 나팔꽃도 어여쁘게..."가 생각나서
추억하게 만드는 꽃이거든요.
아, 봉숭아랑 나팔꽃도 심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