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글쎄 마음이 좁은 자는, 자기 곁을 스쳐지나가는 것을 언제나 자기와 다른 것으로 보며,
마음을 더욱더 오그려싸아, 더욱더 좁은 것으로 만들려 한다. 넓은 마음이란, 한도 없는
것이고, 둥글거나 네모진 것도 아니며, 크거나 작은 것도, 푸르거나 누렇거나, 붉거나
흰 것도 아니고, 위가 있거나 밑이 있는 것도 또 아니며, 긴 것도 짧은 것도, 성냄도 기쁨도,
옳음도 그름도, 선함도 악함도, 처음도 끝도 없는 것이다. (중략) 작은 마음을 크게 한다는
일이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니 그저, 붙매이지 않고, 자꾸 변절하고, 자꾸 받아들이고,
자꾸 떠나는 일밖엔 없다구. 글쎄, 한 질료가 금이 되기까지는, 열두 번이나 일곱 번의
죽음, 뭉뚱그려 적어도 세 번의 죽음을 완전히 치르지 않고는 안 되거든. 변절 말이다.
- 박상륭, 《죽음의 한 연구》중
“자기 안에 자꾸 금을 긋고 있으면 마음의 물길이 막힌다.” 고 인사동 어느 주점에서 박상륭
선생이 말씀하셨을 때, 저는 선생의 얼굴을 오래도록 쳐다보았습니다. 그렇게 선생은 제
안의 가장 큰 스승이 되었지요. 선생의 언어는 문장이란 옷을 입고 있을 뿐, 제게는 벼락과도
같은 문자 이상의 직관이었습니다.
가만 보면, 하수는 정말 꼼꼼하게 자기 안의 털을 잔뜩 곧추 세우고는 긴장하며 걷습니다.
그런데 정말 고수는 자기 안의 물길이 흘러가게 내버려두면서도 결코 나약하지 않게 휘적휘적
걸어가지요. 뾰족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이 좋고, 끈적끈적한 것보다는 언제든지 담백하게
증발하는 마음을 지니고 싶어요. 얻고, 버리고, 다시 얻고, 버리면서 우리 생의 궤적도 제
나름의 문양을 그려나가는 것이겠죠? 오늘은 그저 꽉 싸맨 마음을 풀고, 발바닥에 느껴지는
것들을 돌올하게 감각하면서 은근하게 걸어가 보고 싶네요.
-신은경 기자-
굿모닝~!!!!!
세상에는 고수와 하수가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하수의 생각이란 나름대로 계산은 있지만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뻔한 수들입니다. 고수는 결과를 예측하고 있어도 쉬 드러내지 않는
속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보면 먼저 늘어놓았던 수들이 묘하게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싸움판에서도 하수는 힘자랑만 하다가 제풀에 나자빠집니다.
고수는 일격에 무너지는 어리석은 작전은 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기회만 엿보다가 이때다 싶을 때 한방을 먹입니다.
살다보면 까칠한 분들을 만납니다. 까칠해서 득볼 것이 없는데도 그것을 자존심인양 내
세웁니다. 부드러워져야 합니다. 고수들은 억지가 없고 부드럽습니다.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흐르는 물은 앞서려고 다투지 않습니다. 물 흘러가듯이 순리에 따라 살면서 어떤 것은 덮어가며
어떤 것은 양보하며 바위를 만나면 힘껏 부딪혀 호령도 하며 그러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갈 길을 가는겁니다.
곧추선 털을 내리고 좌우를 바라보며 웃으며 인생길을 가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