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유대인은 기부하며 산다. 기부는 탈무드에 법으로 명시된, 유대인의 의무다. 그러므로 유대인이라면
가난한 사람이라도 기부해야 된다. 탈무드에 나오는 중요한 질문 중에 하나가 그렇다면 누구를 먼저
도울 것인가 하는 문제다. 기부가 일상화 되어 있는 유대인에게 누구부터 도와야 하는가는 매우 현실
적이며 구체적인 질문이다. 탈무드에 그 순서가 정해져 있다. 1번은 아내다. 남을 돕기 전에 혹 아내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당하는 일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2번은 성인이 되지 않은 자녀다. 3번은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고통당하고 있는데 부모님을 외면하고 남을 돕는다는 것은 위선이다. 4번은
경제 행위가 가능한 성인 자녀이다. 다음은 형제, 삼촌, 사촌 그리고 가까운 친척 순이다. 다음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에서 더 먼 동네로 확장된다. 다음은 그가 현재 사는 나라의 사람, 다음은 고향인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 그 다음은 전 세계 사람이다. 단순한 것 같지만 많은 연구 끝에 얻어 낸
결과다. 유대인은 이 순서를 따라 남을 돕는다.
그런 이유로 유대인은 사촌이 땅을 사면 춤을 춘다. 사촌이 부자가 된다는 것은 내 자식이 어려움을 당
할 때 누구보다 먼저 도움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다는 의미다. 도움의 순서를 생각할 때
사촌이나 친척이 잘되는 것은 내 자식의 인생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그래서 사촌의 취직이나 성공은
내 자식의 성공만큼 중요하다. 같은 이유로 유대인은 자기가 사는 동네에 부자가 이사 오면 누구보다
환영한다. 기부의 순서에 따라 그가 사는 동네가 먼저 혜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
에 나오는 순서는 단지 기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가져야 할 책임의 우선순위
혹은 관심의 우선순위를 의미한다.
얼마 전 예비 신랑 신부가 찾아왔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신랑에게 물었다.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순서는 앞으로 신랑이 가져야 할 관심의 우선순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에서
아내는 몇 번이지요?” “1번입니다.” 신랑이 대답했다. “그럼, 신랑의 어머님은 몇 번인가요.” 하고
물었다. 신랑은 “음, 어머님이요? 3번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맞아요, 3번입니다. 잊지 마세요.
아내의 번호가 모든 번호를 우선합니다. 이 번호가 바뀌면 가정생활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오해
마세요. 불효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효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1번과 함께 효도하세요. 그러면 제대로 효도할 수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효도하세요. 아내가
남편에게 '아, 나는 1번이구나.' 하고 느끼면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립니다. 남편에게 내가 1번이라고
느낄 때만 아내는 남편이 효자된 것을 고마워합니다. 친정 부모님에게도 똑같이 효도할 길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이번에는 예비 신부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자녀는 몇 번이지요?” “2번입니다.”라고 예비 신부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2번입니다. 1번이 아닙니다. 2번인 아이를 1번으로 착각하여 남편보다 아이
중심으로 자녀를 오냐오냐 키우면 아이 망칩니다. 부부 중심으로 살아야 아이가 올바로 큽니다.
혹 아이가 아버지를 소홀히 여기면 어머니가 꾸짖고 어머니를 소홀히 대하면 아버지가 꾸짖어
서로 귀하게 여기면 아이는 부모님을 공경하게 됩니다. 부부 중심으로 사세요.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부부를 서로 세워 주세요. 자녀 앞에서 배우자를 비난하지 마세요.” 예비 신부에게 또 물었다,
“부모님들은 몇 번이지요?” “3번입니다.” 예비 신부가 대답했다. “그럼 1번 남편과 2번 아이들과 함께
시부모님께 효도하겠습니까? 이제 새롭게 꾸며지는 가정이 가장 마음 써야 할 곳은 양가 부모님입니다.
양가 부모님께 최선을 다하세요.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효를 실천하세요. 부모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세요. 부모에게 불효하고 자식에게만 정성 쏟으면 자식 농사 망칩니다.
효도하는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 주세요. 그것이 자식에게 효도를 가르치는 방법입니다. 그럼 예비
신부님, 시부모님께 효도하겠습니까?” “네, 시부모님께 효도하겠습니다.” 예비 신부가 대답했다.
“그럼 예비 신랑에게 묻습니다. 장인 장모님께 효도하겠습니까?” “네.” 하고 예비 신랑이 대답했다.
이틀 후 주례를 부탁한 예비 신랑의 어머니가 인사차 연구실로 찾아오셨다. 결혼 당일에는 너무 번잡
하여 제대로 인사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미리 찾아왔노라 말씀하시며 감사를 전하셨다. 주례를 꽤 해
보았지만 이렇게 예를 갖추어 오는 분은 드물었다. 이야기하던 중 그분이 농담 삼아 “선생님, 제가 3
번이라고요?” 하고 물으셨다. 예비 신랑이 집에 가서 모두 이야기한 모양이었다. “네, 3번 맞습니다.
아들 며느리 두 사람 사이에 개입하지 마세요. 두 사람의 행복을 지켜 주세요.” 하고 말씀드렸다.
지혜로운 예비 신랑의 어머니는 이를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아들의 결혼을 축복하셨다. 당신의 결혼
생활에서 얻은 지혜가 이와 같은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한 것 같았다. 결혼식 후 고맙다고
연거푸 인사하던 시어머니는 다음 날 또 고맙다는 전화와 문자를 보내 오셨다. 아들을 위해 3번이
되기로 결심하는 어머님의 마음이 그리 아름답고 고마울 수 없었다. 이 가정이 2번, 3번뿐 아니라
5번, 7번 이상의 번호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기부하며 사는 아름다운 가정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탈무드는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한 논리적 답변의 모음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에게 순서를
정하는 유대인의 모습이 우리 정서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우선순위를 정해 두는 것은 현실적
으로 매우 중요한 일임을 기억하자. 한국의 아들들은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얼마나 많이 고뇌하는가.
탈무드적 사고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실을 나서는 예비 신랑에게 아내의 번호는 몇 번이지요, 다시 물
었을 때 활짝 웃으며 “1번입니다.” 대답하던 신랑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의 무덤까지 그 번호가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그의 행복이요 아내의 행복이요 자녀의 행복이다.
-최명덕 교수-
굿모닝~!!!!!
일을 할 때도 우선순위가 있고 사람을 대함에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가정에서의 우선순위는 부부가 1순위입니다. 자식이 아무리 사랑스럽고 대견해도 제 짝을 만나 떠나가면
다시 부부만 남습니다. 가정이 원만치 않는 집을 보면 자식만 사랑한다거나 결혼 후에도 부모에게 지나치게
효도하는 경우입니다.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하는 것은 상 줄만한 일이지만 모든 것을 접고 자기에게 장가
또는 시집 온 경우와 견줄 수는 없습니다.
7남매 중 외아들인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서 3개월 만에 따로 살림을 차렸
습니다. 마흔 초반에 홀로 되신 어머니는 많이 섭섭하셨겠지만 아무 말씀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살아생전에 허그(hug) 한 번 못해 드린 것은 마음에 걸립니다.
사람들은 언제까지 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숨을 쉬고 있을 때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으로 대해 드려야겠습니다.
* 제가 속한 교단 한인총회가 처음으로 시카고에서 열립니다. 이를 기념하여 이태영 미술전을 총회가 열리는 시카고 크리스천교회
친교실에서 갖습니다. 기간은 2014.8.4(월)~8.10(주일)까지이며 오시는 분들에게 '웃으시는 예수님' '연필로 그린 예수"
프린트물(9X13") 두 점을 선물로 드립니다. 주소는 1249 S. Elmhurst Rd, Des Plaines, IL 60018
첫날은 오후 5시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