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섭 / 장의사>
무릎
연골이 상하여 몇 달전 수술을 하였습니다. 요즈음은 간단히 쉽게 한다기에 아침에 수술을 하고 오후에 반창고
붙이고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4주이상동안을 약식 기브스하고
6주간의 병가를 하였습니다. 물리치료사가 자전거를 타라고 하기에 체육관에 가서 몇
번 타다가 지루하여 수영하곤 하였습니다. 교회 친구와 얘기 중에 거라지 세일에 자전거도 나오니 구입하여 타면
좋을 것이라는 안내에 귀가 띄었습니다. 자전거, 중학교 때 타보고 45년동안 타지 않았던 자전거, 자전거를 길가에서 $90로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동네를 운동삼아 30분, 혹은 1시간을 타보았습니다. 물론 주목적은 무릎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를 타니까 얼마나 새로운 기쁨이 있던지요. 귓가에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람부는 소리가 아닌 바람이 귓가를 지나가는
소리. 참 좋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보니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보였습니다. 푸른 잔디도 예쁘게 가꾸고 여러 아름다운 색깔의 꽃도 크고 작은 화분에 배치하여
지나가는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중산층의 동네이지만 주인들이 어떤 자동차를 선호하는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내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일깨워 주었습니다. 지금 사는 타운 하우스에서 지난 17년 살았습니다. 눈도 치워주고 잔디도 깍아주니 그렇게 집안에서만 살고, 가게와 직장과 교회, 이 세 정점을 자동차로만 타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우리 이웃들의 삶을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중고 자전거를 타고 나가니 고급 자전거에
비싼 옷을 입고 여럿이 떼를 지어가는 자전거 무리도 보이지만 저처럼 오래된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지나칠 때 “하이”도 하며 인간의 만남도 있었습니다.
젊다는 착각에 빠지게도 해 주었습니다. 수 십년만에 동네 한 바퀴를 자전거 타고
돌아본 저는 기쁨에 가득차 집사람에게 말 하였습니다. “여보 당신도 중고 자전거 한대 사서 같이 타러가자” 내가
갖는 기쁨이 확실하고 충만하면 주위의 사람들에게 권하지 않을 수가 없는 같습니다.
60년을 살아오면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함께 자전거 타자고 권고 했듯이 함께 예수님 믿자고 권고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예수님 만난 기쁨과 확신이 수 십년만에 자전거 타고 동네 한바퀴 돈 후의 기쁨보다 확실치 않아서 였겠지요? 요즈음은
영혼에 대해, 우리가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예수님이 왜 오셨는지, 예수님이 누구신지 희미하게 보입니다. 이 희미한 깨달음으로라도 이젠 “함께 예수님 믿읍시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