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驛馬煞) / 김명렬

by 관리자 posted Aug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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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렬 / 문필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의 낙과 즐거움을 너무 크고 화려한 것으로만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 가는데 낙을 찾즐기려는 마음은 누구나 본능에서 솟아나는 소망이라고 보고 싶다. 우리들의 생활 속에 평범한 일상이 지속되면 누구나 을 느끼고 무언가 새로운 면을 접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생겨난다. 그리고 지금보다는 좋고 재미있으며 보람이 있는 삶이 아오길  기대한다.

인생의 낙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나는 그 중에서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여행만큼 인생을 즐겁게 해 삶의 풍요를 구가하며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고 견문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없다고 본다. 때문에 우리의 인생은 이고 여행은 인생이다. 여행은 새로운 체험의 보고이며 아름다운 추억의 산실이다. 그리고 여행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바꾸어 주며 보람과 아울러 영혼을 살찌워준다

나는 여행을 참으로 즐기고 좋아한다. 학창 시절부터 명산대천과 유명 관광지는 아니더라도 원근(遠近) 마다 않고 친구동창이랑 어울려 자연을 벗하고 산천을 의지 삼아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한 연유로 버릇이나 습관을 버리지 못 이곳 미국에 이민 와서도 틈나는 대로 시간과 여가를 내어 많은 곳을 여행하고 구경하며 새로운 풍물과 자연의 모습들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지난 주에도 나는 로리다 북부 해안가 90번 지방도로를 따라 St.George Island 주립공원을 비롯해 마시, 펜사콜라시, 등등 해안가에 인접한 모든 도시와 해상공원, 유명관광지를 여행했다. 이어서 알라바마주의 Mobile시를 , 미시시피주에 도착하여 역시90번 도로를 따라 해안가에 위치한 Pascagoule, Gulfport 등의 제반 도시를 둘러보고 루이애나주New Orleans시까지 방문하여 그곳의 거리축제에서 벌어지는 재즈음악도 감상하고 그 유명한 French  Market

카트리나로 피해를 당했던 수해지역도 둘러보았다. 지금은 폐해의 참상이 겨지고 말끔히 원상 복구되어 옛날의 흔적은 볼 수 없었으나 어렴풋이나마 아픔이 남아있는 헐려진 집터의 빈 공간에서 암담했던 참상을 추상해 볼 수 있.  

이렇게 시간을 내어 여행을 자주, 그리고 많이 다니는 나에게 지인들이나 교회 사람들, 친구들은 나에게 역마살이 씌웠 농담반 진담반으로 놀려(?)대곤 한다. 사실 나는 그들의 말대로 역마살이 끼었는지는 몰라도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다.

몇 달 전 한국의MBC TV방송을 시청한 적이 있었다. 방송 중에 역마살(驛麻煞)과 도화살(桃花煞)에 대한 출연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역마살은 흔히들 말하 듯이 한자어 ‘역마(驛馬)’()’ 결합된 말로,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이들을 부르는 사주용어이다. 역마살과 혼돈하기 쉬운 용어로는 도화살이 있다. 역마살과 마찬가지로 도화살은 사주학 용어지만 뜻은

조금 다르다. 도화살은독하고 모진 기운’을 의미하는()’ 일종이다. 사주에 있어서 남자가 이 살이 있으면 호색하는 경향이 있고, 여자가 이 살이 있으면 음란한 기운때문에 집안을 망친다는 뜻을 지녔다. 일부에서는 남성들에게 지나치게 인기를 얻어 불행을 겪는 여성을 부를 때 쓴다

세상적인 속된 말로 빨빨대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고 궁둥이에 역마살이 붙었다고 말을 한다. 일반적으로 역마살이라고 하면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봉이 김선달같은 인생을 빈정대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옛날에는 지금과 같은 고도의 정보, 통신기술이나 교통시설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마다 역참(驛站)을 두고 그 곳에서 말을 갈아타며 급한 볼 일을 보러 다니곤 했다. 이 때 역참에 갖추어 둔 말을 역마(驛馬)라고 하는데 역마를 타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게 되는데, () 사람이나 물건 등을 해치는 독한 기운을 일컫는 말이다. 흔히 ‘살 맞았다’와 같이 쓰이는데 역마살이라고 하여 천성적으로 역마처럼 이리저리 떠돌아 다닐  팔자라는 뜻을 갖게 되었으며 "저 친구 역마살이 끼었군" 하는 식으로 말들을 한다. 옛날 사람 방랑 시인 김삿갓이라든가,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 역시 역학적인 측면에서 사주를 말한다면 역마의 기운이 매우 강한 사주일 듯 하다.

역마살이 사주에서 좋은 길운(吉運)에 작용하고 생왕하면 임기응변에 능하고 주위로부터 명성과

망을 얻게 되며 일에 대한 추진력이 강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기 때문에 역마살이 붙었다하여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반대로 역마가 흉한 사주팔자는 성질이 산만하여 시작은있어도 끝이 없으며 엉덩이가 가벼워서 직업의 변화 많게 되고 말이 가볍고 움직이면 사고를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역학서(易學書)에는 씌어 있다.

한편 여기에는 사주에 역마가 있으면 외교 사업, 운수, 교통, 통신의 업무에 종사하며 재물과 명예를 얻는 일과 관련이 있는데 역마가 동주하면 해외 거래를 하는 대상으로 큰 재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비행기의 기장이나 스튜어디스, 그리고 택시 운전사, 외항 선원의 사주에도 역마가 끼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한낫 역학적인 비유의 사주팔자 이야기이며, 믿거나 말거나는 글을 읽고 판단하는 분들의 소관이며 다만 여기서 나는 참고로 보고 느낀 소감을 사견(私見)에 의하여 옮겼을 뿐이고, 나는 역학이나 사주학을 믿거나 신봉하는 사람은 아니며 다만 재미로 여기 비유들을 했을 뿐이다.

여하건간에 역마살이 끼었건 또는 아니건 간에 나는 이를 무시하고 앞으로도 시간과 여가가 나는대로 내가 좋아하는 여행과 관광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