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목사 / 하늘소리 문화선교원 원장>
부산에서 약국을 경영하시는 약사님 한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중학생인 딸이 들고 온
<낮.해 밤.달>이라는 쪽지를 읽게 되었는데 3년 넘도록 성대주변이 아파 말을 못하신다니 도대체 어찌된 영문이며
상태가 어떻느냐며 꼬치꼬치 캐물으셨습니다.
아마도 지난 6월호를 읽게 되셨나 봅니다. 아내가 이런저런 상황을 대답해 드렸습니다.
이틀 후,
"제가 올라 갑니다. 기다리세요." 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니 현역 약사이신데 평일에 부산에서 대전까지 오신다니 그 연유는 둘째
치고 도무지 죄송해서 "그렇잖아도 7월 중순에 남쪽으로 내려갈 일이 있으니 저를 꼭 만나야겠다면 제가 가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느냐?" 며 기어이
당장 출발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반나절이나 걸려 정말 저희 눈 앞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한 지체가 그렇게 오랫동안 육체적인 질고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생각하니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맡기신 약사의 소명으로
인해 하루도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며 말입니다.
그리고는 저의 웃통을 벗겨 놓으시곤 몸 구석구석을 진찰하고, 또 혈압도 재고, 온갖 신체상태를 점검하시곤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게 거의 맞네요.
제가 미리 정성껏 약을 지어 왔습니다. 한 달치인데 일단 이것부터 드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은사를 최간사님과 나눌 따름입니다. "
그리고는 온갖 약들이 든 큼지막한 상자를 건네주곤 휭하니 가버리셨습니다.
"하하하 약값요? 그런 거 안 받습니다. 부디 건강이나 되찾으십시오." 라는 말만 남긴 채.
그 분이 휭하니 다녀가신 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건만 그분이 남기고
간 크신 사랑의 여운이 아직도 저희 가슴을 울렁이게 합니다. 수 백리 길 너머의 한 지체를 위해 약국도 내팽겨친 채 기쁨으로 달려 오신 섬김의 마음......
그건 그분 안에 살아계신 주님의 마음입니다.
-최용덕, 월간 쪽지< 낮.해.밤.달> 1995/8-
굿모닝~!!!!!
감동있는 실화는 종종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따뜻하게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인간미 넘치는 이들이 있어 세상 살 맛이 납니다. 저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일들이 여러 번 있어 이것이 지금까지 살아 온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을 받는 일은 참으로 기분좋은 일입니다.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면 감동의 크기는
더 하겠지요.
젊었을 때는 받기만 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주는 것은 생각을 못했는데 나이가 들어 가면서 이제는 내 쪽에서 베풀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어납니다. 나누고 베푸는 일이 몸에 배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다른 이를 기쁘게 할까'하는 생각이 늘 머리 속에 남아 있습니다. 여유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역사의 기록에 남지는 않는다 해도 다른 사람의 입에 회자되는 아름다운 흔적, 그것을 이루어 나가는 일이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