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아픔을 감싸 안은 가족

by 이태영 posted Aug 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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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목사 (하늘소리 문화원장)

 

우리 부모님은 고아였습니다. 고아원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내다 무작정 같이 고아원을 나오셨지요.

잠은 기차역이나 공사장에서 해결하고 끼니는 빵 한 조각으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아버지 말씀으로

는 자신이 춥고 배고픈 것은 견딜 수 있었는데 차갑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어머니

를 보며 너무 가슴이 아프셨답니다.

 

변변찮은 학벌에 세상 물정을 몰라 일자리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고아원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고아원 사람들을 다시 볼 면목이 없었습니다.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시장 통

에서 순댓국밥집을 발견했는데 어머니가 먹고 싶어 하는 눈빛이 간절했답니다. 무작정 들어가서 한

그릇을 시키자 주인 할머니가 두 그릇을 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가게는 처음 오는 손님은 두 그릇 준다우. 그래야 나중에 또 오지.”

부모님은 순댓국을 맛있게 먹은 뒤 막상 계산하려고 보니 돈은 모자라고 마침 할머니는 배달을 나간

참이라 도망갈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할머니가 없는 사이에 설거지를 해 놓고

가기로 했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돌아오셔서 아무렇지도 않게 파를 다듬으라고 해서 얼떨결에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일했습니다. 할머니는 처음부터 우리 부모님이 돈이 없다는 걸 아셨던 겁니다.

일부러 배달을 나가 자리를 비웠는데 일을 하고 있기에 오갈 데 없는 것을 알고 일을 도와주며 있게

하신 겁니다.

 

그날부터 부모님은 열심히 일했고, 할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셨습니다. 외로움에 익숙한 서로의 아픈

곳을 감싸 안으며 지내셨습니다. 아버지는 배달을, 어머니는 손님을 맡고, 할머니는 음식을 하며 하루

하루를 즐겁게 일하셨습니다. 그 어떤 가족보다 행복한 모습으로요.

 

-김상열/서울 마포구-

 

굿모닝~!!!!!!

어찌 보면 세상은 불공평한 것만 같습니다.

착하고 부지런하며 양심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은 지지리도 못 살고 불한당 같고 남에게 피해를 주고

이기적인 사람은 떵떵거리며 사는지 어떤 때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물질을 중심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회가 물질이 많은 사람을 성공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조카 중의 한 명은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학교에 다닙니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도

제법 있답니다. 그러면서 누구 집은 재벌이고 누구 집은 알아주는 집안이며 아빠가 교수고 엄마는

의사라는 둥 그러면서 기가 죽습니다. 문제는 부모입니다. “맞아, 우리 집은 내놓을 것도 없고 돈도

없고 직업도 변변찮아..” 이러면서 함께 기가 죽습니다. 세상에서 보는 눈으로 자신을 평가합니다.

제 블로그(blog)에 프로필을 올렸더니 어떤 분이 학벌이 화려하시다고해서 계면쩍어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집은 내놓을 학벌 있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교수도 없고 법조인도

없으며 재벌도 없으며 고급 공무원도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내놓을 것이 있다면 착하다는 겁니다.

착해서 남에게 당하며 살아 왔지만 저는 이것을 자랑으로 삼습니다. 아마 하나님이 보시는 시선도

같지 않을까요? 화려한 옷, 자랑스런 학벌, 배를 툭 내밀며 뻐기는 재산, 그것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보신다고 했습니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정직하게, 나에게 떳떳하게, 자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

이렇게 살아 왔다면 기가 죽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야 합니다.

세상이 보는 판단의 눈을 버리고 하나님이 보시는 눈으로 사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