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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한 선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늘 바다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이지요. 뱃사람인 그는 한 번 배를 타면 1년 6개월 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냅니다. 그런 세월이

벌써 20년이 다 되었답니다. 그는 세 아이의 아버지이지만 사실 아빠란 말도 몇 번 들어보지 못했지요.

아이들이 더 어렸을 적에는 아빠란 존재가 벽에 걸린 사진 속 인물로 각인됐던 적도 있었답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집에 온 아빠를 바로 옆에 두고 엄마가 어린아이에게 “아빠 어디 있어?” 하고 물었

답니다. 그러자 대뜸 아이 손가락이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키더니 “아빠, 아빠”라고 불렀답니다.

아빠는 사진이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했구나 싶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는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1년 6개월 분량의 선물과 편지를 마련해 정원에 숨겨

두었습니다.

그가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일하다가, 잠시 배가 어느 나라 항구에 정박하면 배에서 내려 전화를

걸러 갔습니다. 아내와 아이 생일, 결혼기념일이 되면 그는 아내에게 선물이 있는 장소를 알려 주었

습니다. 그럴 때마다 가족은 아빠의 깜짝 선물에 무척이나 기뻐했습니다

.

지금도 여전히 그는 가족에게 보내 줄 편지와 선물을 정원수의 울창한 가지에 숨겨 두거나 땅 속에

묻어 둡니다. 그 덕분에 가족은 아빠와 남편이 항상 곁에 있다고 느끼지요. 아빠가 멀리 남태평양에

있다 해도 마음만은 늘 정원수처럼 곁에 있습니다.

 

-김민호, 서울 서초구-

 

굿모닝~!!!!!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의 관계에 있는 사람이 우리 주변엔 많습니다. 아들이 네 살 때 혼자서

해외여행을 3주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공항에 나온 아들은 까맣게 그을린 내 얼굴을

보곤 나를 피합니다. 아빠인 것을 잊어버린 거지요. 눈에서 멀면 마음에서 멀어지다고 자주 보아야

정이 붙고 마음이 가고 신경을 쓰게 됩니다. 어릴 때의 형제자매는 매일 얼굴을 보는 존재였지만

각자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 간 이후로는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타국에 와서 살다보면 수십 년을 보지 못한 상태로 지냅니다.

이웃사촌이라고 가까이 얼굴을 보는 사이가 더 정이 붙습니다. 제게는 합창단 사람들이 형제자매보다

더 가까운 존재입니다. 일주일 만에 만나지만 만나면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반갑게 얼싸안기도 합니다.

교인들도 반가운 사이지만 나이차가 있다 보니 합창단만큼 환호를 지를 만큼은 아닙니다.

성경을 함께 나누는 훈련원 동료들, 그밖에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선교회 식구들, 문경(문학단체) 모임,

대부분 저보다 나이는 많지만 제자들인 미술 클래스, 바둑 친구들 모두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그리워도 쉽게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곁에 있어서 그 자리에 가면 볼 수 있다는 것은 보통

인연은 아닙니다. 내 곁에 있어서 자주 볼 수 있는 분들, 좋은 모습으로 곁에 있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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