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균 권사/하늘소리 발행인>
남편은 1년에 1번정도 한국을 방문합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뵙기 위해서 입니다. 한국 방문길에 현재 직업과 연결된 일들을
빡빡히 하고 돌아와 여러가지 얻는 것도 있지만, 경제적인 지출로 따진다면, 지출이 소찮게 들어가 매년마다 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미국생활이 수입과 지출이 자로 잰듯 빤해 조금만 어긋나도
크레딧 카드 갚느냐 헉헉 댑니다. 그러나 우리가족은 그동안 공부하느냐, 또 이민생활 자리잡느냐 제대로 모셔보지 못한 연로한 부모님들께 기쁨을 드리자는데는 만장일치입니다. 아이들도 여름 가족여행을
양보하고,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 하는 아빠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한국
방문전부터 마음이 부풀곤 합니다. 다들 떨쳐두고, 어머니랑 단둘이 보낼 오봇한 시간을 꿈꾸며, 맛있는 음식점도 들르고…여행도 가고…행복한 동행의 꿈 나래를 펼칩니다. 모자가 만난다는 자체 만으로도 기쁨이고 행복이었을 것입니다. 남편은 “어머니를 업어 보니 솜털 같이 가볍더라…
시아버님이 돌아가신후 매사 딱 부러지고, 적극적인 삶을 사시던 어머니가 한풀 꺽힌 종이 호랑이가 되었다”
며, 코끝 시리운 눈물을 훔칩니다. 어머니 또한 60을 바라보는 아들이 타국에서 버퉁기며 살아가느라 골이 파이도록 깊게 드러난 이마살과 허옇게 물든 머리결을
바라보며, 묵묵히 가슴아파 했을 것입니다. 저는 사근사근한 성격이 못되어 인사치레의 말을 잘 못합니다. 얼마전 , 잠시 아들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미국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어머니의 허전한 마음이 와 닿아 위로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한동안 아들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우리 아들 참 잘 생겼어. 키는 나 닮아 좀 작지만, 눈, 코, 입 … 어떻게 이렇게 잘 생겼을까
? 인품도 좋고, 똑똑하고…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에미야…” “다른때 같았으면,
어머니 아들이니까 그렇죠 “라고 속으로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 시어머님과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럼요 어머니, 어머니가 낳으신 아들인데요…아들 정말 잘 키우셨어요. 어머님 존경합니다. ” 어머니는
마음이 열리셨는지 그동안 아들을 정성들여 키운 이야기를 술술 털어 놓으십니다. “ 아들에게 먹일 양식을 다른 사람 손에 맡길수 없어 손수 밥을 지어 제일먼저 아들 밥공기에 정성껏 담는다는 노모의 마음. 노년에 심심풀이 벗삼아 가꾸는 유기농 채마밭에서 가장 신선한 채소를 아들에게 따 먹이기 위해 매일 아파트에서 20분 떨어진 거리를 다녀오신다는 어머니의 정성이 가슴 시립도록 다가옵니다. 장성한 자녀
앞에서도 애절한 사랑을 늘 퍼붓고 싶은 제 모습이 반추되면서 시어머님이 아들을 향한 절절한 사랑을 피부로 느끼게 된 것입니다.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이것이 끊임없는 어머니의 사랑이구나”를 알게 되었고, 아들을
향한 숭고한 시어머니의 사랑을 가슴깊이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 드리러 간 아들의 마음보다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은 더 큰 사랑으로 되돌아 옵니다.
그래서 저는 시어머님이 가장 행복해 하실 “어머니, 아들 참 잘 키우셨어요”라고 말했나 봅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애굽기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