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첫

by 이태영 posted Oct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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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목사(하늘소리 문화원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너도 좋아했으면 좋겠어.”

오래 전, 첫사랑이 나에게 처음 주었던 선물은 샤데이의 CD였다. 음악에 무지했던 탓에 샤데이가

누군지도 몰랐고, 심지어 CD플레이어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을 하지 못했다.

작가 지망생의 곤궁한 형편을 드러내는 게 부끄러웠다.

 

그 사람을 만나던 동안 일기처럼 나 혼자 썼던 편지가 어느새 소설 한 권만큼의 분량이 되었을 때,

우리는 이별을 했다. 헤어지던 날, 나는 그 편지를 책처럼 묶어 이별 선물로 주었다. 다시 시작하기

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당신을 만나는 동안 내가 많이 행복했었다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

 

그 후 꽤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는 처음으로 샤데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애절한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새삼 첫사랑을 떠올렸다. “샤데이 노래 들어봤어?

어땠어?” 라고 묻던 그의 말에 “응, 좋던데.” 라고 얼버무렸던 나의 옹색한 태도에서 그 사람도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처음인 만큼 미숙했고, 잘 보이고 싶은 열망에 솔직하지 못했고, 나를 온전히 드러내기보다는 좋은

여자로 보이기 급급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안타까움과 아름다움이 강렬해지기에, 첫사랑

이 마음 한곳에 오롯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단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처음이

그렇다. 첫사랑, 첫 키스, 첫 경험, 첫 직장, 첫 만남 등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처음이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 열광하고 본질보다 더 크게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영원불변한

것에는 '첫' 자를 붙이지 않는다. 첫 엄마, 첫 아빠 같은 말이 어색한 것처럼.

 

처음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영원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처음의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다. 그리고 첫사랑보다 더욱 소중한 사랑은 지금 내 곁을 지키는

사람이다. 지나 버린 것에 대한 열망에 몸부림치는 것은 미숙했던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처음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소유하지 못한 상대가 아니라, 미숙했던

나 자신이다.

 

-권소연/ 작가《사랑은 한 줄의 고백으로 온다》저자-

 

굿모닝~!!!!!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있어도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영원하기를 바라고 인연의 끈을 길게

늘어뜨리려고 하지만 언젠가는 끈 떨어질 날이 옵니다. 그저 주어진 날들에 최선을 다할 뿐,

지금 만나는 인연들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애쓸 뿐입니다. 본의는 그게 아닌데 오해가 생겨서도

헤어지고 차마 변명하는 것이 구차해서 또는 자존심 때문에 멀어지게 되는 인연도 있습니다.

처음에 죽자사자 좋은 사람도 악연이 되어 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저 은은하게 그저 희미하더라도 잊을만하면 찾아 주는 그래서 한 번쯤 미소 짓고 또 내일을

기약하는, 불붙는 인연보다 은근한 미소 같은 인연이 좋겠습니다.

솔직한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