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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jpg

 

<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이제 단풍도 절정에 이르른 콜롬버스데이 연휴입니다.

이번 주말엔 교회의 가까운 분들 가족 몇이서 가을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40마일쯤 거리, 운전하여 약 1시간 반쯤 떨어진 곳에 카티지 2개를 빌리고 먹을 것과 장비들을 나누어 준비하고 교회 예배 후 떠나는 것입니다. 가는 길엔 동부의 기분이 물씬 풍겨나는 가을 경치가 이어졌습니다: 오래된 다리를 건너고, 곳곳에 숲 속 사이로 보이는 시골의 작은 농가들과 뾰족한 종탑이 있는 교회당들, 직접 재배한 옥수수, 사과, 펌프킨 등 농작물과 요즘 한창철인 국화 등 꽃들을 파는 농작물 직판장 (Famers’ Market)들이 보이는 경치가 좋은 길 (Scenic Route)을 지나며, 오랜만에 오르락 내리락 언덕길과 산길을 따라 한껏 가을의 정취를 느꼈습니다.

옆자리엔 이미 와서 통닭을 굽고, 국화와 펌프킨으로 테이블을 장식하며 정담을 나누고 있는 RV족들이 있으며, 낙엽 위를 뒹굴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놀이터에서 까르르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이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정해진 곳에 짐을 풀고, 남자들은 불을 피우고, 준비해온 저녁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밖에서 다함께 먹으니 유난히 맛있는 라면과 삼겹살과 새우를 굽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함께 있는 풍성한 만찬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갈릴리 바닷가에서 만날 제자들이 오기를 기다리며 준비하셨던 바닷가의 저녁이 이와 같지 않았나 생각하니 우리들의 오늘 만찬이 더욱 감사하였습니다

서서히 어두워져 오는 시골 하늘이 맑은 산 속에서, 비록 도시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에서 은하수를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며 불 앞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다가 한층 짙어진 밤하늘을 문득 올려다 보니, 우리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을 은하수와 그리고 다른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별밤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를 비롯한 몇몇 어른들은 담요와 침낭을 싸갖고 그곳 캠핑장의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별을 보자고 산을 올랐습니다. 맨꼭대기 좀 편평한 곳을 찾아 우리는 자리를 깔고 누워 별들을 보았습니다. 오늘밤은 마침 구름 한점 없어 맑은 밤하늘에 별 구경 하기에 딱 좋은, 그리고 기온이 많이 떨어져 조금 쌀쌀한 날씨이긴 했지만, 자리를 펴고 누우니 서로의 체온 때문에 추운 줄 모르고, 눈 앞에 펼쳐진 은하수와 별들의 잔치를 맘껏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있자니, 아이들도 엄마와 아빠들이 별 구경하러 산에 올랐다는 말을 들었는지, 우리에게 올라와 함께 눕고, 엄마 품에 안겨 함께 별을 세고, 별 이야기를 듣고, 은하수를 보았습니다: 북극성을 찾고, 카시오페아 자리,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큰 십자성을 이루는 백조 자리, 그리고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정말 견우와 직녀는 만났을까 등등. 어렸을 적 외가댁에 가 평상 피고 저녁 먹은 후 할머니가 깎아주는 복숭아를 먹으며 할아버지와 함께 한여름의 은하수를 본 이후 아마 처음으로 오랜 시간 별 구경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번 가을여행이 아름다운 단풍 구경과 더불어, 산꼭대기에 올라 엄마, 아빠와 함께 누워 보았던 은하수와 유성들, 그리고 별에 얽힌 이야기들로 내내 기억되는 추억으로 길이 남을 시간이 되었길 기대합니다.

오늘밤엔 왠일인지 유난히 유성 (shooting star)들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가라사대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창세기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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