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타샤 할머니, 타샤 튜더는 미국인이 사랑한 동화작가이며 화가입니다.
미국에서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담긴 아동 그림책에 수여하는 칼데콧상 수상작가이며, 유명한 ‘비밀의 화원’ (The secret garden)의 삽화를 그린 타샤 튜더는 버몬트주 산 속에 18세기풍 집을 짓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꽃과 강아지 등 동물들을 기르고 , 직접 가꾼 야채로 아름답고 맛나는 식탁을 마련하며,
직접 옷을 만들어 입고 그외 인형을 비롯한 도구 등도 직접 만들어 쓰는 등 자연에 기반하여 자급자족하는 삶을 산 가장
버몬트적인 인물입니다. 이번 저의 여행의 목적이기도 한 버몬트로의 여행은 타샤 할머니를 만나고, 자급자족하는 버몬트의 곳곳을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2008년에 돌아가신 타샤 할머니는 생전에 살았던 집과 정원을 1년에 극히 소수의
방문자에게 개방하여 구경을 시켜 줍니다. 당연히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이 되어 서운해 하던 차에,
할머니의 집 근처에 타샤 튜더 박물관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그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타샤 튜더의 책들을 비롯한 그림, 인형, 옷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직접 사용하던 재봉틀과 화구들, 책상, 의자들이 아기자기하게 자리잡은 빈티지풍의 작은 박물관이었습니다. 타샤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 마셨다는 차도 벽난로 옆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버몬트주는 미국의 동북쪽에 위치하여 산 속에 자리 잡은 작은 주입니다. 주업이 낙농업이라서 젖소, 양, 염소에서 나는 모든 작물이 버몬트산입니다. 유명한 Ben & Jerry 아이스크림 생산공장이 버몬트에 있고, Cabot과 Shelbourn 등 맛있는 Cheddar Cheese를 생산하는 농장이 있고, 단풍나무에서 추출하는 메이플 시럽, 사과로 만든 애플사이더, 맥주, 털실, 단풍나무 가구 등이 유명합니다. 그리고 곳곳에 태양에너지판이 눈에 띄어 자연으로부터 에너지원도 만들려는 노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버몬트에는 미전역에 흔하게 퍼져있는 유명한 체인점이 없습니다.
스타벅스 커피점이 없고, 대신 로컬 커피인 그린마운틴 커피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린 마운틴은 버몬트주를 종주하는 큰 산맥입니다.) 또 우리가 잘 아는 체인 호텔도
없이, 지역 주민들이 오래된 집을 작은 호텔 형식으로 개조하여 숙박을 제공하고 아침이면 직접 홈스타일로 만든
아침식사를 지어 주는 Bed & Breakfast Inn들이 있을 뿐입니다. 영화 '싸운드오브뮤직' (Sound of music)의 주인공 가족인 트랩 가족 (Trapp
Family)도 나찌에 쫓겨 미국으로 이주해와 이곳 버몬트에 자리 잡아 그들이 살던 집이 지금은 고급 호텔 (Trapp
Family Lodge)이 되었답니다. 이래저래 버몬트는 여러 가지로 저의 호기심을 사로잡아, 이번 여행이 아주 즐거웠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가 없어도 그린마운틴 커피로도 맛있었으며, 깨끗하고 사치스러우며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통나무 벽에 삐걱거리는 마루, 침대 소리에도, 정성껏 버몬트산으로 만들어진 메이플 쏘세지에 메이플 시럽을 끼얹어 먹는 아침이 맛있었습니다. “정원을 가꾸면 헤아릴 수 없는 보상이 쏟아진다.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다. 결혼할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가 아직도 맞고,
턱걸이도 할 수 있다. 평생 우울하거나 두통을 앓아본 적도 없다. 그런 병은 끔찍하겠지. 염소젖과 정원 가꾸기 덕분일 것이다. 과일과 채소를 손수 기르고 당근과 무, 순무도 길러 먹는다. 되도록 자급자족하려고 애쓴다.” --타샤 튜더, ‘타샤의 행복’ 본문 중에서 "나는 다림질, 세탁, 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을 하는게 좋다.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정주부'라고 적는다. 찬탄할 만한 직업인데 왜들 유감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가정주부라서 무식한 게 아닌데.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을." --타샤 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