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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눈물.jpg


<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생각해 보면 고모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를 태어나도록 하신 분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을 결혼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이니까요. 그리고 어렸을 적 내 눈에 비친 고모와 고모부는 나의 이상형 인물이었습니다. 흰 간호원 캡을 쓰고 흰옷 입은 천사였던 고모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분이셨고, 항상 웃으시며 장난끼 많던 고모부는 나의 미래 남편감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닐 정도로 나의 이상형이었습니다.


그러다 어찌하여 제가 결혼하여 미국으로 오게 되었고 고모, 고모부가 계신 시카고로 정착하게 되어 어렸을 적부터 고모가 넌 간호원이 되어 나랑 같이 미국 가자고 말씀하신 대로, 간호원은 안되었지만 고모랑 같이 시카고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시카고로 온 다음날부터 신앙이 없던 저를 이끌고 교회로 인도하셨고, 지금의 저를 만드신, 고모, 고모부는 저의 신앙의 부모님이십니다.


서울에 계실 때나, 미국에 오셔서도 고모부는 오직 한 길, YMCA 사업에만 정진하신 분이셨습니다. 아직 이민초기였던 19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많은 YMCA 사업을 통하여 한인 이민자들이 낯선 미국생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우신 분이십니다. 세상적으로 보자면 고모부 개인의 인생으로나, 가정적으로는 그리 성공을 하였다는 말을 못 들을 수도 있으나, 그래서 저희들도 때로 고모부를 원망했을 때도 있었지만, 나이 들고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을 둘러보니, 저희 집안에 흐르고 있는 피는 못 속이는지, 아니면 보고 자란 게 그런지, 모두들남을 도와야 하는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고모, 고모부가 39년을 몸담아 사셨던 시카고를 떠나 두 아들들이 있는 LA로 가신 날이었습니다. 어느덧 훌쩍 여든을 넘기셔서 옛날 나의 이상형이셨던 멋진 고모부의 모습은 간데 없고 이제는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나이 들고 많이 약해진 고모부, 떠난다 떠난다 말씀은 하셨지만 떠나는 게 그리 쉬운가, 시카고를 못 떠나고 몇 년을 또 더 계셨지만, 이제 마음을 결정하고 YMCA도 정리하고, 시카고 생활을 정리하고 자식들 있고 날씨 좋은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아직 한창 나이일 때 오셔서 인생의 딱 반을 열정을 바쳐 사셨던 시카고가 아쉬웠던지, 좀처럼 그런 모습 보이지 않던 고모부가 우시는 모습을 보며, 이젠 제게 그렇게 크신 분도 아니고, 이상형의 남자도 아닌, 그냥 평범한 나이 드신 아버지의 모습이셨습니다.


“‘한 치 건너 두 치라고, 최선을 다하느라 하였지만 친자식만큼은 못 해 드렸을거고, 서운하시게 한 일도 많았고, 맘 상해 드린 적도 많았지만, 저는 고모, 고모부를 항상 저의 부모님처럼 생각하였다는 것 만큼은 알아 주세요. 두 분의 도움을 받았던 많은 다른 사람들 중에 저도 그 하나였고, 베풀어주신 그 은혜 잊지 않고 항상 감사 드린답니다. 고마웠어요. 감사했어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따뜻해 지면, 시카고에 다시 여행 오세요. 저도 이제는 고모, 고모부가 계시기 때문에 LA에 갈 수 있겠네요.


고모, 고모부, 사랑합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라" (창세기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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