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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jpg

 

<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밖에는 눈이 옵니다. 11월에, 추수감사절 전에 이렇게 눈이 오는 것도 오랜만인데, 날씨도 겨울 날씨 못지 않게, 정말 모진 추위와 함께 추수감사절을 맞게 되나 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맘때쯤 눈이 온 게 처음이 아니란 생각이 갑자기 났습니다. 그동안 따뜻한 11월의 날씨가 오히려 이상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주 11 18,19 양일간에 걸쳐 뉴욕주 버팔로 부근에는 38년만에 하루 총 적설량이 150cm가 넘는 폭설이 왔다고 합니다. 저도 가물가물 생각나는 게 25년전, 우리 아이들 (저는 쌍둥이 딸을 가지고 있어요)을 낳으러 이날 눈길을 뚫고 병원에 가던, 바로 11 17일 밤이 생각납니다. 버팔로는 뉴욕주 북서쪽 애디론덱 산자락 끄트머리에 자리잡아 오대호 중 이리호와 온태리오호가 만나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을 이루는 도시로, 제 기억으로는 5월달까지도 줄기차게 눈이 왔던, 정말 지겹게 눈 구경을 하였다는 생각만 날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폭설 소식을 들으면서 저는 그리 놀랍지도 않았습니다.

 

눈이 오니 아무래도 생각나는 것은 눈 올 때 듣기 좋은 음악들이죠. 겨울 눈 오는 날에는 아무래도 프랑스 샹송인데, 그중 불어의 콧소리가 유난히 끌리던 살바토레 아다모가 부르는 눈이 내리네’ (Tombe la neige), 그밖에 폴 모리아의 음악들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눈 오는 날, 학교 앞 다방에 가서 Albert Hammond가 부르는 “For the peace of all mankind” 노래를 한없이 들었던 생각이 납니다. 1973년에 나온 노래라니, 월남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노래로 반전운동을 표현했겠거니 생각하여 노래 가사도 모르고 그 아름다운 멜로디에만 심취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 노래 가사를 찾아봤더니, 제가 생각하는 그런 거창한 인류 평화를 위하여라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여자 친구를 그리워하여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연정가입니다. 얼마나 그 사랑을 목말라 하고 애절하였으면, “For the peace of all mankind”라고 하며 “Please”의 강조체를 쓸 정도였습니다. 실체를 알고 나니 약간 실망이 되었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있자니 그 옛날 열광하였던 감미로운 멜로디가 다시 생각나 그저 음악 만으로 좋아하자고 만족하기로 하였습니다. 요새 나오는 노래와는 달리, 이 시대의 노래는 멜로디가 단순하여 통기타로 반주하며 따라 부르기도 쉽고, 유튜브를 보니 당시 젊은이들이 노래를 들으며 흥에 겨워 추는 춤도 요새의 복잡하고 기교가 많아 따라서 추기도 힘들어 보기만 해야할 뿐인 현대의 아이돌 댄스 뮤직보다 단순하고 소박하여 듣고 보기에 좋았습니다.   

 

눈이 오니, 바깥은 온통 하얀 세상으로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이 하얀 세상을 보고 있자니, 애초에 여자친구를 향한 연정의 노래였다는 건 잠시 물려두고, 이 노래의 제목처럼 오래전 호기롭게 외쳤던 인류 평화를 위하여!”를 다시 외치고 싶습니다

참된 인류 평화를 위하여오신, 그리고 그 인류 평화는 오직 예수님 만이 이루실 수 있는, “성탄이 바야흐로 내달입니다. “성탄에 앞서 먼저 추수감사절 때에 감사 드리고, 그리고 예수님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강절을 지내고, 기쁨과 환희로 성탄을 축하하여야 겠습니다금년도 이렇게 다 갑니다.


눈이 오니 눈에 취했는지, “주절이 주절이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일 마치고 집에 오면 잠시 창가에 앉아 따끈한 차를 마시며 눈을 보며 음악도 들으며 주절이 주절이옛 생각에 잠겨 보세요. 때로 이런 시간도 필요하답니다. 잠깐 쉬어가는 여유.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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