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장> 갑자기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밤새 고모부와의 인터뷰 기사를 드디어 탈고하면서 고모부가 하던 말씀이 생각나서요.
“난 참 바보처럼 살았어. 난 바보야” 그래서 또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1980년대 벙거지 모자를 쓰고 나와 마치 흑인영가를
부르듯이, 중얼중얼 거리듯이 불렀던, 가수 김도향의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어느날 난 낙엽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 빈 내 마음을 보았죠 고모부가 제게 남기고 가신
원고지
500장 분량의 방대한 양의 자서전 원고를 주욱 훑어보며, 인터뷰 때에 고모부가
해주신 이야기와 그동안 틈틈이 해주셨던 이야기들을 기억해 내면서, 글의 가닥을 잡아보려 노력하였습니다.
고모부가 떠나신지 한달이 넘어가 빨리 끝내야 할텐데 마음의 중압감이 그동안 있었습니다. 매일 쌓여있는 원고더미를 보면서도 냉큼 글이 시작되지 않아서 속이 탓더랬습니다. 어제는 드디어
글을 시작하고 맥이 끊어질새라 단숨에 써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마지막 남기신 말씀, “난 참 바보처럼 살았었어. 후회가
많아. 미안한 것도 많고.” ‘바보’라고 하니, 세상에 예수님처럼 또 ‘바보’가 있을까요? 자신의 죄 때문도 아니고,
우리들의 죄를 사하여 주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그러고 우리들의 죄 때문에 그 고통스런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까지 해주셨는데, 우리들은 아직도 우리들의 죄를 깨닫지 못하고 아버지께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눈으로는
바보짓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바보처럼 용감하고 정의로운 순종적인 사람들에 의하여 역사의 수레바퀴는
굴러갑니다. 보기에 세상엔 악이 판을 치는 것 같지만, 결국엔 진리와
선이 승리하는 걸 우린 봅니다. 사악한 뱀의 머리를 짓밟고 승리한 예수님처럼, 세상과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던 휘장이 찟겨진, ‘바보’의 승리를 찬양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고모부를
위로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나간 세월에 텅 빈 마음”이 아니라, 우리 가족은, 그리고 단 한 사람이라도,
고모부를 알아준다면, 고모부는 성공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모부는 진리를 위하여, 선을 행하고,
하여야 할 일을 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고모부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가
있잖아요. 우리는 아무래도 “바보 가족”인가 봅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고린도전서 1장
18절)
그냥 덧없이 흘러버린 그런 세월을 느낀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은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흘러버린 세월을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