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목사(하늘소리문화원장)
지하철 입구마다
블랙홀로 빠져가는 사람들
땅속 계단이 끝나는 자리쯤
만나는 또 다른 길 하나
저마다의 갈 길을 저울질 하며
금속성 불빛이 눈에 시리다
신경줄처럼 이어진
세상과 또 다른 소통의 통로
나무의 물관부를 타고 오르는
목숨의 사다리처럼
나 아닌 또 다른 생명줄 하나
환승역을 타고 빠져 나간다.
-홍금자-
엊그제는 테네시의 내쉬빌에 장거리 운전을 다녀왔습니다.
편도 8시간 이상의 거리여서 신경을 바짝 쓰며 운전을 했습니다.
노독이 심했던가요. 어제는 하루 종일 병든 닭처럼 헤롱 거리며 지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달갑지 않은 소식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은행 어카운트가 마이너스 되어서 벌금이 34불짜리가 도합 3건 입니다.
통장 개설 후 7년이 지나도록 마이너스가 된 적이 없었는데 하룻밤 푹 잔 이후에 날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어제 아침에도 확인했을 때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102불을 날렸습니다.
어제 200불짜리 체크를 넣을까 말까 하다가 하루 있다 넣어야지 했던 것이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미뤄서 손해 본 하루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지하철은 참 깊이도 내려갑니다.
바삐 사는 사람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금속성 불빛만큼 무신경의 사람들, 저마다의 갈 길을 저울질 하며 어디론가 빠져 나갑니다.
하루, 또 하루 나 아닌 내가 환승역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