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부장> 얼마전 신문에서 부산 에 있는 성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오랫동안 투병생활하고 계시는 이해인 수녀님께서 칠순 기념으로 수녀원 입회 50주년을 맞아 100편의 신작 시, 수필, 생활문들을 엮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마음산책)
이란 책을 출간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번 시집에 실린 시 중 한 편입니다. 기쁨, 아름다움, 베품의 정의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좋은 관계는 대가를 치를 때 만들어지는 결과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들이 투자되어야 하겠지요. 좋은 점을 보는 것이 눈의 베품이요. 환하게 미소짓는 것이 얼굴의 베품이요. 사랑스런 말소리가 입의 베품이요. 낮추어 인사함이 몸의 베품이요. 착한 마음씀이 마음의 베품이라 합니다. 어쩌면 아쉬운 것은 흘러가버린 시간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매순간을 기뻐하고 감사할 줄 모르면서 행복으로 살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 이상이 모여 두 사람이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형성이 되고, 집단이 형성이 되며, 집단에서는 으례 규칙이 정해지게 됩니다. 규칙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이며,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서로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나 하나쯤이야 살짝 안 지켜도 괜찮겠지” 또는 “나 하나가 지킨다고 뭐 사회가 당장 달라지겠어?” 하는 안일함으로 한 사람, 두 사람이 규칙을 어기다보면,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서처럼 “나의 꽃이, 너의 꽃이 꽃밭을 만들고,… 온 산이 활활 타오르게”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물론, 규칙이란 서로 지키려고 만드는 것이고, 규칙을 어기게 되면 규칙 위반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본을 보이게도 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