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

돈이 많은 것과 행복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요? 만일 돈과 행복이 전혀 연관이 없다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하여 애를 쓰는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돈과 행복은 분명 연관 관계가 있습니다. 돈은 분명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다만 돈 자체가 행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사용하여 행복해질 수 있는 여러 환경과 조건을 형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돈이 어떻게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입과 행복의 관계

미시간 대학의 Stevenson and Wolfers 팀은 수입과 행복감의 관계를 조사하였습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연수입이  2만불 미만인 사람의 약 42%만이 ‘행복하다’고 대답을 하였고, 또다른 42%는 ‘그저 그렇다’라고 대답하였으며, 15%는 ‘불행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수입과 비례하여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중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1년에 10만불 이상을 버는 사람들의 60%는 행복하다고 대답을 하였고 40%는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고 대답했으나 불행하다고 답변한 사람은 전혀 없었습니다. 아이로니컬 하게도 수입이 15만불 이상이 되는 고소득자도 행복하다는 느끼는 비율은 60%로 동일하였습니다. 즉 돈을 무조건 많이 번다고 더 행복한 것은 아니고 적당히 많이 벌 때 행복하다는 것 입니다.

2.   물건 구매와 경험 구매

돈이 많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사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게 되면 더 행복하다고 느끼게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코넬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Thomas Gilovich의 연구에 따르면 물건 구매 보다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그 행복감을 더 오래 지속시킨다고 합니다. 물건 구매는 당장 만져 볼 수 있고, 남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잠시 행복을 느끼지만 그 행복감은 오래 가지 않으며, 내가 가진 것 보다 더 좋은 물건을 가진 사람들이 주위에 나타나면 그 행복감은 오히려 불행감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경험은 주위에서 똑같은 비교의 대상을 찾기가 힘듭니다. 설령 똑같은 곳으로 여행을 다녀와도 각자가 느끼는 기쁨과 행복감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주고 구매한 경험을 통한 행복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그 가치가 쌓여만 간다고 합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모두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처럼 장만한 명품백 보다 훨씬 더 좋은 백을 친구가 들고 나타나면 명품백을 통한 행복감은 즉시 사그러들게 됩니다. 그러나 어린 자녀들과 다녀온 여행의 경험과 그때 찍어온 사진의 가치는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커져만 갑니다. 백은 다시 살 수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경험은 다시 반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과 남을 위해 사용하는 것

미국에 살면서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일 중의 하나는 교차로에 자동차가 섰을때 소방관 또는 여러 비영리단체에서 기부금을 모집하는 광경을 목격하는 것입니다. 자원 봉사자가 조그만 동전통을 들고 우리에게 다가올때 우리는 갈등을 하게 됩니다. 기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흔히 1불 또는 2불을 기부하게 되는데 이 금액은 정말이지 우리에게 있어도 되는 돈이고 없어도 되는 보잘 것 없는 금액입니다. 그러나 기부를 하였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우리의 기분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납니다. 1불이라도 기부를 하였을 때는 왠지 마음이 뿌듯하여지고 옆에 자녀들이라도 같이 타고 있을 때는 마치 훌륭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시선을 돌리고 모른 체한 뒤에는 뭔가 죄를 진 것 같이 찝찝하기만 합니다. 더욱이 기부를 받기 원했던 단체가 장애 아동과 같이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단체였을 경우 그 죄책감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이 경우에서 보듯이 돈은 나만을 사용할때 보다 남을 위해서도 일정 부분 사용할 때 더 큰 행복이 있습니다.

4. 빚과 행복의 관계

빚을 내어서 좋은 경험을 구매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빚을 내어서 남을 돕는 것은 어떤가요? 간혹 자신의 경제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여행을 무리해서 다녀오고 몇 달을 후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기억에 오래 남은 여행이라도 다녀와서 빚을 갚아야 하는 고통을 맛보게 된다면 그 행복감은 금새 사라지게 됩니다. 오히려 고통의 기억으로 남아 여행은 별로 좋은게 아니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빚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인간은 돈이든 사랑이든  빚을 지고는 마음이 평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셨던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지난 2014년을 돌아볼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 였는지요? 다가오는 새해에는 물건 구매에서뿐만 아니라 오래 기억에 남을 좋은 경험들을 구매하시고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부분이라도 이웃과 나눔으로 더 많은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문의: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