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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불행한 결혼생활 어떻게 도와야 하나요?

 

채규만 박사 /성심여자 대학교 상담학 교수 



채교수님! 교수님께서 국내 부부상담의 권위자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서 최근에 부부 관계에서 아주 힘들어 하고 계시기에 도움의 말씀을 구하고자 합니다. 두 분이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아버지를 무시하고 대화 시 공격적이고 비난적입니다. 아버지는 말씀이 없으시고 알코올 중독이시고 대화를 꺼립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화를 내시면, 아버지께서 무슨 잘못을 했는지 조차 모르시면서도 무조건미안하다.” 하고 대화를 회피하십니다. 점점 문제가 곪아가는 것 같습니다. 부부사이에서 제 3자인 딸인 제가  보기에 너무나 힘듭니다. 두 분이 너무도 안쓰럽고 속상합니다.  어머니께서 이혼을 원하시긴 하지만 저 때문에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한때는 이혼하시길 바랐지만 두 분이 서로 받은 상처가 있기에 이혼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무조건 이혼하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께 부부 상담을 권해드리고 싶은데, 섣불리 딸자식인 제가 이야길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저희 어머니는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셔서 무작정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어떤 반응을 보이실 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답변: 부모님께서 불행하게 사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동안 마음이 아프셨을 것 같습니다. 또한 따님으로서 부모님의 부부 갈등을 보고만 있자니 무력감을 느끼고, 도와 드리려고 하니 조심스럽고 어떻게 도와 드려야할지 많이 고민하셨네요. 필자가 지난 30 여 년간 상담한 경험에 의하면 자녀로서 부모의 불행한 결혼을 보면서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지 답답하고 힘들어 하고, 상처받고 있는 자녀들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자녀로서 가장 힘든 것은 부모님의 부부 문제에 잘 못 개입했다간, 양쪽 부모님께 오히려 해가되고, 두 부모님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자녀로서 또한 힘든 것은 부모님이 불행하게 사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입니다.

먼저 귀하의 부모님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고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라면, 이러한 남편과 사는 아내는 술 문제 때문에 그동안 많은 갈등을 겪었고, 좌절감을 경험하시면서 남편과 대화를 하려고 시도하다 보니, 어머니의 언성이 높아 갔을 것 같군요. 알코올릭 남편들은 술이 없으면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렵기에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남편에게 답답하고 따뜻한 정을 못 느꼈을 것 같네요. 알코올 중독자들은 가정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고 그들이 부탁하면 거절 못하지만, 가족 식구들을 돌보고 챙기는 면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기에 어머님은 아주 많이 서운 하시고 그러한 남편에 대한 존경심마저 많이 없어질 수 있지요. 이러한 남편에 대한 쌓인 감정이 많다보니 남편에 관한 대화를 시도하다 보면, 남편을 비난하고 화를 많이 내실 것 같네요. 귀하께서 지적하신 데로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을 하고 싶으셨을 것 같네요. 그러나 자녀 양육과 결혼 문제 등이 있기에 자녀를 위해서 참고 견딜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집에 오면 아내는술을 또 많이 마셨다.” “집안일을 안 도와 준다.” “아내에게 소홀히 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돈도 충분히 못 벌어온다.”고 잔소리를 하면서남자의 자존심을 꺾는 말을 함부로 하고 아내가 남편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에 화가 나고 힘들지만, 이러한 자신의 감정을 건설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술로 스트레스를 풀고 술에 더 의존하실 것 같네요. 대체로 이런 상황에서는 가정 폭력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많은데, 귀하의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내성적이어서 사태를 그냥 무마하시려고 "내가 잘못했다."고 어머니에게 시인하시지만, 이러한 방식이 통할 것 같지 않네요. 또한 아버지 입장에서는 집 밖에 나가면 자신을 어느 정도는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데, 집에 오면 아내를 비롯해서 자녀들마저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은 다른 느낌이 드니까 서운하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술에 더 의존하는 상황으로 빠져들어 가고 계십니다.

어머니의 문제는 남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남편에게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원하는 것을 분명히 전달하는 대화 기술이 부족하십니다. 어머니는 남편이 나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자존심이 취약하고 자기주장을 잘못하는 분이라는 것을 아시고 아버지의 위신과 자존감을 가정에서 높여드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버지가 가정에서 잘하시는 일을 의식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칭찬을 해 주셔야 합니다.

 

= 어머니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편이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기 보다는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대화 능력이 필요하십니다. 예를 들면, 남편에게 요구할 일이 있으면, 우선 남편 칭찬을 해 드리고, 자신이 원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당신이 요즘은 이전 보다 술을 적게 마시니까(상황의 설명), 당신의 건강을 좀 보살핀다는 생각이 들어서(자신의 생각 표현), 안심이 됩니다. (감정 표현). 그런데, 집에 오시면 집안일을 대부분 안도와 주시니까(상황 설명), 혼자하기가 힘든데, 당신이 관심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생각 표현), 서운한데 (감정표현), 일주일에 2번씩은 집안 청소좀 해 주세요(구체적인 소망 표현)

 어머니는 자녀들 앞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해 주고 아버지의 좋은 점을 강조해 주셔야 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술 문제를 아내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자신의 문제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스트레스를 대화를 통해서 풀려는 단호한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아내가 잔소리 한다고 홧김에 술을 들고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말로 모면하려고 하지 말고, "아내가 얼마나 힘들면, 속이 타서 나만 보면 그대도 남편이기에 속마음을 털어 놓겠는가?" 하는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여성은 자신이 어려움을 털어 놓을 때 남편이 그 감정을 알아주지 못하면 바가지 긁는 것과 같은 잔소리를 합니다.

아내의 감정을 알아주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아내: 당신 또 술 먹고 집에 들오니까 짜증나고 정말 못 살겠어요!

남편: 내 술 문제 때문에 당신 그동안 속을 많이 섞이고 화가 났을 것 같아요, 정말 미안 해요. 나도 술을 끊으려고 노력해도 안 되어서 속상해요. 당신도 좀 도와주어요.

 

라는 식으로 대화를 하다보면, 문제를 좀 더 깊이 논의하면서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부부 문제에 대해서 자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첫째: 부모님 한쪽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양 부모님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세요.

둘째: 양 부모님과 따로 만나서 자신의 입장에서 본 부부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물어 드리면서 감정을 알아드리도록 하세요. 절대로 조언을 드리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잘 들어 주는 대화를 하세요.

셋째: 부모님 자신들이 부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방법을 명확하게 지적해 드리고 그 방법이 효과적이 아님을 지적해 드리세요.

넷째: 자신들이 사용한 방법이 효과적이 아닌 것을 알아차리고 대안적인 방법을 같이 의논해 보세요.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님과 같이 팀이 되어서 도와 드린다는 감정이 들게 해 주세요.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은 경우에는 귀하가 부모님들의 부부 문제를 도와드릴 방법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부부 상담을 받으시라고 강권해 드리세요. 부부 상담실에 오시게 하시는 것은 귀하의 책임이지만, 상담실에 일단 오시면 부부들 효과적으로 도와 드리는  몫은 부부 상담가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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