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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거실에서 혼자 놀고 있어서 오빠 어디 있냐고 물어 보니 자기 방에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빠 뭐하는데?”라고 물으니 딸아이의 대답이 그야말로 걸작이었다. “오빠? 히스 공부잉 (He's 공부ing).” 아이들이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여러 가지 참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 자라났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한국말과 영어를 적당히(?) 섞어서 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우스우면서도 어떤 면으로는 참 신기하다. 딸아이만이 아니라 아들 녀석도 곧잘 엉뚱한 말을 잘 한다. 텔레비전에서 야구나 농구를 같이 보다가 “오늘 게임에 어느 어느 선수가 안 보이는데...”라고 말하면 아들 녀석은 영락없이 “아빠, 그 선수 오늘 안 놀아요 (He is not playing today).”라고 대답한다.

 

많은 부모들에게 있어서 자녀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대화하다보면 서로 이해하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어떤 때는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자녀에게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또한 자녀들 역시 부모와 얘기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영어가 힘들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한국말이 어려운 것이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한인 자녀가 부모와 대화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엄마랑 얘기할 때 한국말로 하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감정적인 것들은 한국말로 잘 말하지 못해서 영어로 하게 되요. 그러면 엄마는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못 알아들으세요. 그러면 정말 힘들어요. 나는 엄마가 왜 영어를 배우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미국에서 산지 거의 20년이 되거든요.” ( I try to speak Korean when I talk with my mother, but the most important emotional stuff I say in English because I cannot express it in Korean. So my mother does not have any idea what I am trying to say. It is really frustrating. I don't understand why she does not try to learn English. She has lived here almost twenty years.)

 

아마 어떤 가정도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가 쉽게 이루어진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녀들과 말이 잘 안 통한다고 해서 말을 안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냥 포기하고 얼굴만 쳐다보고 살 수는 더 더욱 없을 것이다. 자녀와의 바른 관계를 갖기 위해서 부모들이 먼저 조금 더 노력해야만 한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우리 부모가 조금 신경 쓰고 자녀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녀들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얘기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어떤 말을, 혹은 충고를 해 주고 싶을 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대화를 하기 전에 몇 마디라도 아주  간단한 말들을 건넴으로써 자녀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너도 이미 잘 알고, 또 잘하고 있겠지만, 엄마 얘기 한번 들어 보겠니나도 뭔가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라는 종류의  말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모들이 자녀와 대화하기 위해서 갑자기 자녀의 방에 들어가는 행동을 삼가야 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일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보다는,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 다 한 다음에 시간이 되면 우리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먼저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라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녀들로부터 존경 받기를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녀들 역시 부모들로부터 존중 받기를 바라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에 대한 존중심을 보여주지 않는 한, 자녀들과의 대화는 이미 단절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부모의 솔직하고 열린 마음과 자녀에 대한 존중심을 아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호 존중은 자녀들과 대화를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에 건전한 관계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자녀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라는 사회를 통해, 친구들과의 교제를 통해, 또 대중문화와 현대 문화의 흐름을 통해 많은 것들을 따라하고 배우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여전히 자녀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부모로부터의 영향이 어떻게 보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를 가르치는 올바른 방법은 그들과 사사건건 싸우면서 (물론 싸움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갈등을 키워나갈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서로가 자신의 입장만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의 마음을 알아주고, 또 자녀들은 부모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배우는, 그런 서로가 이기는(win-win) 상황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어떤 부모도 아이들과의 대화와 관계에 있어서 타고난 기술을 가지고 늘 성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날마다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녀들과 대화하는 방법과 기술을 배우고자만 한다면 힘들고 어렵지만 자녀들을 귀하게 양육하는 지혜로운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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