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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4 16:49

손주 돌보기 /김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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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 돌보기.jpg

<김명렬 / 문필가>

 

어린이집, 놀이방, 베이베시터 등등 이렇게 어린 아이 맡길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맞벌이 부부가 가장 편하고 안심하며 기대어 부탁할 곳은 뭐니뭐니해도 친정, 또는 시댁이다. 하지만 요즘 할머니들은 손자, 손녀를 돌보는 것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간단히 말해서 너무나 힘에 버겁고 고생스럽다는 얘기다.

손자, 손녀를 돌봐주는 젊은 할머니들이 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노년의 여유는 온데

데 없이 사라졌다. 한국 가정을 예를 들어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실제의 상황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절반 정도가 보육시설에 맡기고 나머지 절반은 가족, 친지 등의 도움을 받아 양육한다고 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가 나이 어린 아이들을 폭행하고 학대하는 일들이 다반사 되다시피 횡행하다 보니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선뜻 내 아이를 보육원이나 학교, 어린이집에 맡길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가장 믿고 맡길 곳은 아이들의 할머니 뿐이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요즘의 할머니들은 손자, 손녀 돌보기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막상 아이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딸아이나 며느리가 다니던 직장을 단지 아이 때문에 그만 두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거니와 보육시설에 맡기느니 당신께서 직접 봐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노년에 손주를 보는 기쁨과 재미는 자기자식을 키울 때와는 또 다른 것이다. 부모 입장에선 빡빡한 살림에 한푼이라도 더 모으고 절약하겠다는 자식들의 요청을 내치기가 힘들다. 딸이나 며느리가 하고 싶은 일을 육아때문에 그만두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황혼 육아는 손주의 재롱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말이 안 통하는 어린애를 예전같지 않은 몸으로 하루 종일 본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어느 할머니가 손녀딸을 돌보다가 탈이 났다. 허리가 아파서 끙끙대는 시어머니를 보고 며느리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요즘 예순은 예전 같으면 40대예요. 피곤하다, 아프다, 같은 말 자꾸 하지 마세요. 정신력으로 버티셔야지요" 그래서 시어머니는 며칠을 속이 상

하고 가슴이 아파서 혼자서 울면서 지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결혼을 앞두고 시부모와 손자병법 담판을 짓는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시부모가 아이를 키워 주실 거라면 아이를 낳고 안 키우시겠다면 낳지 않겠다는 식으로 빅딜을 한다는 것이다. 어느 통계를 보니까, 한국에서 손주를 키우는 할머니들은 일주일에72.2시간동안 중노동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하버드대 연구팀이 일주일에 9시간이상 손주를 본 할머니들의 건강을 조사한 연구도 있다. 이들의 심장병 발병율이 보통 할머니들보다 55% 높게 나왔다. 한국의 어느 병원에서는 허리 통증환자의 35% 육아때문에 병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60대에 들어선 나이에 집청소, 주방일, 빨래 등 살림하랴, 아기 목욕시키고 기저귀 갈고, 우유 먹이고, 우유병 소독하기 등등 손주들 돌보는 일들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옛날 말로 집안에서 애기 볼래? 뜨거운 들판에 나가 콩밭 맬래?”하고 물으면 열이면 아홉 명은 모두 7,8월 뙤약볕 아래 땀으로 목욕을 하는 무더위 속인데도 들판으로 일하러 나간다고 한다. 그만큼 애 보는 것이 힘들고 고생스럽다는이다.

황혼을 맞아 여생을 즐겨야 할 노후에 또다시 손자. 손녀를 키우는 황혼육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손주가 오면 반갑지만 가면 반갑다 말이 그냥 가볍게 지나쳐 버릴 농담의 말은 아닌 듯 싶다. 과거에는 자식이 결혼하면 분가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부모님이 대신 손주를 키워주는 가정이 많았다. 손주가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엄마보다 할머니에 대한 정이 더 깊은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점차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대가족제도가 붕괴되면서 조부모가 손주를 키워 주는 집이

크게 줄었다. 신세대 부모들의 육아방식이 조부모와 달라 조부모가 손주를 대신 키워 주겠다고 해도 거절하거나, 조부모 역시 손주를 맡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다 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추세가 다시 바뀌었다. 한편 부모님이 애들을 봐주는 대신 어머니나 시어머니에게 댓가로 용돈을 드리는데, 부모님께서 만족하실 정도의 용돈은 아니라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한국의 경우 한 달 양육비 (용돈)를 드리는 경우, 너무 궁핍해 형편상 용돈을 드리지 못한다는 가정도 있는데 그 비율이 15.8%이고, 29만 원 미만이 12.3%, 30만원~39만원이 14%, 40~49만원이12.3%, 50만원~59만원은 21.2% 비율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님에게 매달120만원~129만원은 5.3%, 130

7.0% 육아비 용돈으로 드린다는 응답자도 있었는데 이는 보모에게 지급하는 금액 (매달140~150만원)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모에게 드리는 육아비용이 적은 경우는 저소득 계층이어서 부부가 함께 돈을 벌어야 하거나 부모가 비교적 젊어 아이를 맡기기에 양호한 상황일 때 등이다. 지만 경제사정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도 양육비를 적게 주는 가정도 많이 있다. 형편상 지출을 한 푼이라도 줄이는 것이 절실한 경우라면 모를까 자신들은 쓸 것 다 쓰면서 육아라는 힘든 일을 맡은 부모님께 용돈을 적게 주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

가 있다. 특히 부모님들은 육아의 댓가로 자식이준 용돈의 대부분을 손주를 위해 쓰거나 자식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지 다시 자식에게 돌려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자식들은 명심해야 한다

결혼전 우리에게 주어졌던 가정은 부모님에 의해 만들어졌다. 자식들은 항상 부모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부모님을 혹사시키거나 구속해서는 안된다. 나이 들어 근력도 모자라는데 내 자식까지 봐주며 헌신해 주시는 나의 부모님 은공을 져버리는 몰염치하고 배은망덕한 자식이나 며느리가 되지 말아야 겠다. 오늘이라도 내 자녀를 돌봐주는 부모님이나 시부모님

작은 마음의 선물이라도 드리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도록 하자. 연세 드신 부모님께서 세상에 머무실 날도 그리 많지는 않으시니 해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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