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주 / 하늘소리 편집부장> --함석헌 2월 한달동안 발렌타인데이로 온 세상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며 쵸코렛의 달콤함이 진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함석헌 님의 이 시가 제 맘을 두드리는군요: “처자를 맡길”
수 있는, 외로울 때 “저 맘이야”
할 수 있는,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살아다오' 할” 수 있는, 세상 떠날 때 “ 저 하나 있으니
만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고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