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 동화작가;
동화구연가> 나비가
나풀나풀 춤추는 따스한 봄날이예요. 그림책을 보고 있던 미나가 빨래를 널고 계신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엄마,엄마! 하나님 주머니엔 뭐가 들어있어요?” “뭐? 하나님 주머니?
“ 엄마는
미나의 엉뚱한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렸지요. “음,글쎄… 아,하나님 주머니엔 이런 통장이있어.” 엄마는 입고 있는 앞치마 주머니에서 저금 통장을 꺼내셨어요. “에이,
하나님이 돈을 좋아하시나 뭐?” 미나가
뾰로통 입을 내밀자,엄마는 살며시 웃으시며 미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 “미나야,
그게 아니라 하나님 주머니에 있는 통장은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놓은 거야.” “아하,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던 미나는 방에 있는 이모에게 달려갔어요. 이모는
화장을 하고 있었지요. “이모,이모! 하나님 주머니엔 무엇이 들어있어?” “하나님 주머니? 글쎄,아마 이런 손거울이 들어있을거야.” 이모의 말에 미나는 깜짝 놀랐어요. “이모, 하나님도 화장하셔?” “뭐? 호호호… 그게 아니라,
그 손거울은
나쁜 일 하는 것을 다 볼 수 있는 손거울이야.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다 볼 수 있어.” “아하!” 미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때,밖에서 엄마가 미나를 부르셨어요. “미나야,가게에서 콩나물 좀 사올래?” “네,엄마…” 미나는 부지런히 가게로 뛰어갔어요. “아저씨,안녕하세요? “ “오,그래. 미나왔구나.” “네, 콩나물
1000원어치 주세요. 아참,아저씨 하나님
주머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아세요?” “허허,글쎄다…내생각에는…옳지! 저울이 들어있을 것 같구나.” “저울이요? 아저씨, 하늘 나라에서도 저울이 필요해요?” 그러자,아저씨는 빙그레 웃으셨어요. “그럼! 착하면 착할수록 몸무게가
가벼워지는 요술 저울이지.” “아하,그렇구나!” 집에 돌아온 미나는 도화지를 꺼내더니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하나님을 그리고, 주머니도
두개 그려야지. 한쪽 주머니에는 저금통장, 손거울, 요술저울이 있다고 했지? 어? 그럼 다른 주머니에는 뭐가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던 미나는 깜빡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꿈 속에서 황금빛 커다란 손을 보았어요. 그 손은 하늘에 걸린 둥근 해와 하얀 달을 바꾸는거예요. 그러더니,
깜깜한 밤하늘을 향해 뭔가를 ‘휙’ 뿌렸지요.
그랬더니 깜깜하던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아,이제 알았다.
하나님 주머니엔 햇님, 달님, 별님도 들어있구나.” 잠에서 깨어난 미나는 신이나서 크레파스를 집어 들었어요. 그리고는 다른 편 주머니에 해와 달과
별을 그려 넣었지요. “와! 하나님 주머니엔 굉장히 멋진
것들이 들어있구나.” 하나님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게 된 미나는 무척 행복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