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자녀들의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뭔가를 배우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부모들이 있다. 학교에 들어가서 말을 배우고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하고 늦은 감이 있다고 판단하여 공부든, 운동이든, 아니면
악기라도 한 가지는 가능한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서두르는 것이다. TV를 통해 타이거 우즈 같은 프로 골퍼가
세살 때 스윙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의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운동을 시켜야 할 것 같고, 사라 장과 같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바이올린 활을 야무지게 들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리 어려도 가르칠 것은 가르쳐야 한다고 조급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 알파벳을 다 읽고 쓰도록 독촉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 이외의 예능이나 특기를 위해 개인 교습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바로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조기 교육의 실상이다. 어려서 아이들의 재능을 빨리 발견해 줄수록 그 능력이 개발되어서 나중에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미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독촉하여 조기 교육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나도 이에 뒤질 수 없다는 마음도 한 몫 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세살 이전의 영아들에게 외국어, 요가, 미술, 컴퓨터 등을 가르치는 고액 학원도 생겨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심지어는 좀 더 빨리 시작해서 태교부터 제대로 해 보겠다는 부모도 생겨났다. 엄마 뱃속부터 시작해야
아이들의 인성까지도 아예 만들 수 있고 나중에 고생 않고 훌륭한 아이로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세태를 살펴보면 부모들의 교육열과는
정반대로 자녀들의 모습은 과거의 부모세대보다 나아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점점 더 험악해(?) 지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용돈을 잘 안 준다고 자기 엄마를 야구 방망이로 죽을 때까지 때린 중학생 아이가
있는가 하면, 버스나 전철 안에서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아도 잠이 든 척 못 본 척 하는 젊은이들이
다반사이고,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떠들기가 일쑤이고, 행여 어른들이 조용히 하라고 하면 무서운 눈으로 쳐다본다. 어른 공경은 고사하고 자기 부모에게도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결혼해서 시부모를 모시게 된다면 아예 시집을 가지 않겠다는 젊은
여성들, 부모이고 친구고 안중에 없고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 늘 자기밖에 모른다. 물론 잘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더 버릇이 없어지고 예의를 모르는 아이들로 크는 것 같아 유감이다. 시대가 바뀌어서 자녀 교육에 있어서 전인(全人) 교육을 중요시하고 지능지수뿐만이 아니라 인성지수,
감성지수 등을 따지면서 재능과 인성 모두를 기르는 것이 현대 자녀교육의 중요성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 결과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르고 우리들을 길러 주셨던 예전 부모세대보다 훨씬 그 교육 내용이 떨어지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분명히 부모들의 학력도, 자녀들의 학력이나 실력도 몇 십 년 전에 비해 훨씬 고학력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어떻게 대학도 구경 못한 옛날 어른들이 교육했던 그 시절과 지금의 아이들을 비교해 보면 왜 이렇게 요즘의 아이들은
예의가 없고 버르장머리가 없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집가서 자식 여럿을 낳고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도
이혼이라는 것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았던 우리 부모세대들의 눈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기도 안찬다. 현재
이혼율이 50%를 넘어 60%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이혼이 전혀 어렵고
힘든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성격차이 때문에 같이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결혼한 지 며칠이 안
되도 그냥 쉽게 헤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여자는 여자대로 집에서 ‘공주’였고 남자는 남자대로 자기 집에서 ‘왕자’로 자라왔기 때문에 결혼을 해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내 마음에 안 들고 그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에
손쉽게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기 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점검해 보아야 한다. 자녀들의 재능을 가능하면 빨리 발견하여 그 재능을 길러주며, 말을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빨리
하도록 공부를 시키고, 외국어 하나를 더 배우게 하며, 피아노나 골프를
남보다 먼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오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자녀들이 풍족하게 받으며 부모로부터 그 인격과 품성, 그리고 신앙을 배워가는 것이 진정한 조기교육이다.
우리 부모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자녀들을 억지로 대리 만족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부모가 자녀들의 신앙의 바른 인도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녀들은 어릴 때 부모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면 본 그대로 닮아가고 또 그대로 살아가게 돼 있다. 부모의
모습을 자녀들의 마음 속에 채우고 평생 살아간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말씀대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그야말로 조기교육의 우선순위로 정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을 혹시라도 내 욕심
때문에 세상의 기준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을 만들지 말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주의 사랑과 훈계로 시간을 가지고 기도하며 믿음 안에서 양육하는 부모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