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가시

by 이태영 posted Mar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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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지은 죄가 많아

흠뻑 비를 맞고 봉은사에 갔더니

내 몸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손등에는 채송화가

무릎에는 제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야윈 내 젖가슴에는 장미가 피어나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가시 많은 나무에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 생각하라고

장미는 꽃에서 향기가 나는 게 아니라

가시에서 향기가 나는 것이라고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서 가장 멀리 가는 향기가 난다고

장미는 시들지도 않고 자꾸자꾸 피어나

나는 봉은사 대웅전 처마 밑에 앉아

평생토록 내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가시를 힘껏 뽑아내려고 하다가

슬며시 그만 두었다

 

-정호승-

 

굿모닝~!!!!

가시 없이 산 사람은 없습니다.

살다보면 이런 가시 저런 가시들이 내 삶을 찌르고 폐부를 도려내고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가시가 없었다면 악착같이 살 수 있었을까요?

가시가 있었기 때문에 내 삶에 깊이가 생겼고 가시가 있었기 때문에 남의 아픔이 내 아픔으로

받아들여져서 같이 눈물 흘릴 수 있었습니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가시 많은 나무에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 생각합시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은 아름답고 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가시도 나를 있게 한 보화라고 여길 때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