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0.42) 조회 수 2677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imagesFND349TR.jpg

내가 늙었을 때

 

내가 늙었을 때 난 넥타이를 던져 버릴 거야

양복도 벗이 던지고, 아침 여섯 시에 맞춰 놓은 시계도 꺼 버릴 거야.

아첨할 일도, 먹여 살릴 가족도, 화낼 일도 없을 거야.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내가 늙었을 때 난 들판으로 나가야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거야.

물가의 강아지풀도 건드려 보고

납작한 돌로 물수제비도 떠 봐야지.

소금쟁이들을 놀래키면서.

 

해질 무렵에는 서쪽으로 갈 거야.

노을이 내 딱딱해진 가슴을

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들을 만드는 걸 느끼면서.

넘어지기도 하고

제비꽃들과 함께 웃기도 할 거야.

그리고 귀 기울여 듣는 산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 줄 거야.

 

하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연습해야 할지도 몰라.

나를 아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도록.

내가 늙어서 넥타이를 벗어 던졌을 때 말야.

 

-드류 레더-

 

굿모닝~!!!!!

어느 틈엔가 우리는 규격 속에 들어가 쳇바퀴 돌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 하루의 여유도 없이 남이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말입니다.

언젠가 은퇴하면 그때는 이미 늙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규격에서 벗어나서 어릴 적 놀던 샛강에도 가보고, 보고 싶던 친구들도 만나보고,

산에 지어 놓은 정자에서 시원한 공기를 음미하며

사색에 잠겨 지나 온 세월을 반추하면서 즐거웠던 일들을 회상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 지닌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나름 보람 있게 살았습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분들에게 문득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세월이 지나서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라도 그 사랑 가슴 속에 남기고 싶습니다.

몸은 싸늘하게 식어도 따뜻한 가슴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 ?
    이태영 2015.06.07 08:17 (*.50.90.42)

    빗소리(정인성 그림세계 독자)

    너무 아름다운 글 입니다..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를 느낍니다
    돌아보면 후회뿐 인데..
    과거도 미래도 생각속에 두지말고
    지금 오늘의삶을 준비하면서 지는석양의 쪽을
    바라보며 잘살다 가야 지요..
    글 넘이뻐요 고맙습니다..

  • ?
    이태영 2015.06.07 08:21 (*.50.90.42)
    소령 (글쟁이의 휴식과 여유 독자, 동경 거주)

    하이 안녕하세요? 너무 가슴에 와 닿는 좋은 글이네요. 잘 지내시는지요.
    6월이군요. 그 곳의 날씨도 여기처럼 땀삐질인지 궁금해요. 동경은 이제 장마로 들어 가려고 하거든요.
    늘 건강하시고 새로운 한 달도 보람있고 멋지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샤방 빵긋

  1. 아침편지-모딜리아니 이야기

    모딜리아니 이야기   비운의 화가, 역사상 가장 잘 생긴 미남 화가, 35세에 요절, 우리는 모딜리아니를 그렇게 부릅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들은 기형적으로 긴 목 길게 과장된 코, 둥글게 처진 어깨, 눈동자 없이 텅 빈 아몬드 형 눈, 살짝 기울어진 머리, ...
    Date2015.07.27 By이태영 Views2957
    Read More
  2. 아침편지 -성소되게 하소서

    <김영숙/시카고 드림교회 사모> 주님 바라보게 하소서 위에 것을 찾기 원하나이다 좁은길로 가라 하심에 무릎으로 흘린 눈물 밤새워 하늘 문을 두드리지만 버거워 맥없이 무너져 내릴 때도 있었고 가시 같은 무관심에 낙심으로 색칠도 하였나이다. 풀어진 시...
    Date2015.07.23 By관리자 Views2942
    Read More
  3. 아침편지-내 인생의 신조

    내 인생의 신조   나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함을 믿는다. 신화가 역사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꿈이 현실보다 더 강력하며 희망이 항상 어려움을 극복해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슬픔의 유일한 치료제는 웃음이며 사랑이 죽음보다 ...
    Date2015.07.09 By이태영 Views2709
    Read More
  4. 아침편지-너무 늦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그 남자는 부자가 되어야 행복할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는 그는 형편없는 인간에 불과하다. 그는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그는 남에게 친절 따위를 베풀 시간이 없다.   그 여자는 뚱뚱하다. 그래서 아무도 그녀를 사랑하...
    Date2015.07.05 By이태영 Views2790
    Read More
  5. 아침편지-시집 서문에 쓴 시

    시집 서문에 쓴 시   땅과 태양과 동물들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필요한 모든 이에게 자선을 베풀라. 어리석거나 제 정신이 아닌 일이면 맞서라. 당신의 수입과 노동을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돌려라.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 사람들에게 참고 너그럽...
    Date2015.06.26 By이태영 Views2908
    Read More
  6. 아침편지-성장한 아들에게

    성장한 아들에게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
    Date2015.06.22 By이태영 Views2664
    Read More
  7. 아침편지-다른 길은 없다

    다른 길은 없다   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있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 두려움을 그 ...
    Date2015.06.15 By이태영 Views2807
    Read More
  8. 아침편지-용서하며 잊으며

    용서하며 잊으며     어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매우 큰돈을 누군가에게 빌려 줬는데 떼인  모양입니다. 그럴 듯한 직분의 사람이었기에 믿었는데 돌려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일 때문인지 모르지만 반신불수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신신당...
    Date2015.06.13 By이태영 Views2195
    Read More
  9. 아침편지-인디언 기도문

    인디언 기도문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
    Date2015.06.09 By이태영 Views2697
    Read More
  10. 아침편지-내가 늙었을 때

    내가 늙었을 때   내가 늙었을 때 난 넥타이를 던져 버릴 거야 양복도 벗이 던지고, 아침 여섯 시에 맞춰 놓은 시계도 꺼 버릴 거야. 아첨할 일도, 먹여 살릴 가족도, 화낼 일도 없을 거야.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내가 늙었을 때 난 들판으로 나가...
    Date2015.06.06 By이태영 Views267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4 Next
/ 6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