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이중언어.jpeg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알고 지내는 분 중에 나이가 좀 들어서 결혼하신 분이 계셨다. 그래서 첫 아이가 막 돐을 지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모든 점에서 어느 정도는 자신이 있으면서도 은근히 자신이 하고 있는 자녀 양육 방식이 맞는지 무척 궁금해 했었다. 그 중에서도 아이가 이제 막 말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한국말을 먼저 가르쳐야 하는지 아니면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였다. 아이 엄마는 영어도 한국말도 아주 유창하게 하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분의 말로는 선배 엄마들의 조언대로라면 집에서는 한국말을 써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혹시라도 밖에서, 또 학교에서 영어가 뒤쳐지거나 못 따라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어쩔 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왔지만 학교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자기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 볼 때 영어 사용에 많은 애를 먹는다. 가장 기초적인 말들 외에는 잘 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영어를 잘 못하니 친구도 별로 없고, 수업 시간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니 학교 다니는 것이 전혀 흥미를 못 느낄 수밖에 없게 되버린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학교란 마지못해 왔다 갔다 하게 되는 곳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부모는 아이들이 영어뿐만이 아니라 한국말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잘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반해서 어떤 아이들은 거의 같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공부도 잘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아이들의 활발한 성격 탓도 있겠지만 무엇엔가 자신감이 있어서 열심히 학업을 따라가면서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가?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가정에서의 모국어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민 생활과 같은 이중적인 언어 환경 속에서는 아이들의 지적인 능력은 자신이 집에서 배우는 모국어 능력을 토대로 해서 개발된다고 한다. 사실상 우리 부모들의 영어 실력은 아이들의 학교 수업 능력을 도울 정도의 수준이 되질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를 몇 십 년 동안 배웠다고는 하지만 이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무리이다. 여기서 태어나서 자라지 않은 이상 우리들의 발음 속에는 알게 모르게 강한 한국식 억양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말에 사투리라도 섞여 있으면 그야말로 국적불명의 영어가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도와주겠다고 안 되는 영어를 무리해서 사용하는 것 보다는 한국말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자녀들의 교육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영어를 잘 하는 아이들이 집에서 영어를 쓴다기 보다는 부모들과 항상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공립학교 교사들도 가정에서의 모국어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모국어를 확실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면 자연히 영어도 뒤따라가게 된다는 말이다. 모국어를 가정에서 정확하게 가르치면 그 언어 능력을 통해서 사고력과 인지력이 형성되고 언어적인 능력이 향상되어 결국에 가서는 한국말과 영어 모두를 잘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한국말도 영어도 아닌 애매모호한 말을 자꾸 사용하는 것은 부모 자식 서로가 적당히 알아듣고 적당히 말하게 됨으로써 아이들의 지적 능력만 약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자란 후에도 언어 문제만이 아니라 결국 모든 면에서 부모 자식 간의 관계마저도 적당 적당히 넘어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한국말을 가정에서 분명하고도 정확하게 가르쳐야할 필요가 있다. 또 외국에 살면서 한국말을 이 정도 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이에 알맞은 정확한 표현과 문장을 가르쳐주어서 잘 사용할 수 있게끔 좋은 언어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집에서 한국말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학교에 가서 영어를 제대로 확실하게 배워 올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항상 우리 부모들의 마음은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싶은 마음임에 틀림이 없다. 영어를 사용하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영어를 억지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한국말을 사용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세상은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왕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국말을 잘 가르쳐서 영어도 공부도 잘 할 수 있는 자녀로 키우는 것이 훨신 현명한 일이 될 것이다.

 


  1. No Image

    채규만박사의 가정상담- 도가니 영화를 통해 본 한국의 성폭력 실태는?

    채규만박사/성심여자대학교 상담학교수 질문: 얼마전 우리나라는 도가니 영화로 전국이 떠들썩했고, 국회에서는 도가니 법을 제정해서 장애인들의 성폭력 특별법을 만든다고 합니다. 광주 인화 학교의 사건을 소재로 한 도가니 영화가 제기한 성학대, 성폭력...
    Date2013.06.25 Byskyvoice Views1767
    Read More
  2. 교육칼럼-전공선택:약학 대학

    <앤젤라김 / 유학-교육컨설턴트> 미국의 약국에 가면 삼 십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보통 약을 타러 온 다른 손님들 때문에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리고 약국의 작은 공간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앉을 틈도 없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Date2014.07.30 By관리자 Views1741
    Read More
  3. No Image

    채규만 박사의 가정상담-부부간 대화법 중요<1> 긍정의 말 필요

    <채규만 박사/성심여자대학 상담학 교수> 질문: 50대 부부의 예이다. 이들은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열심히 살아 오면서 결혼 생활을 해 오고 있다. 자녀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아들과 아직 대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경...
    Date2013.04.05 Byskyvoice Views1670
    Read More
  4. 교육칼럼-대학 재정 보조 신청: 계속 오르는 대학 학비와 FAFSA 신청의 중요성

    <앤젤라김 / 교육-유학칸설턴트> 12학년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이제 길고 긴 대학 지원 과정을 마친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제 결과를 기다리면서 학비를 어떻게 내야하나 고민 중에 있는 분들이 있을 줄로 압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대학을 다니...
    Date2015.01.10 By관리자 Views1611
    Read More
  5. No Image

    청소년칼럼-Never mind!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 커뮤니티교회> 우리집 딸아이는 큰 아들녀석에 비해서 어려서부터 말을 잘했다. 오빠가 있어서인지 훨씬 빨리 말문이 터져서 한돐이 지나기가 무섭게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들녀석과는 달리 평소에 한국말보다는 주로 영어...
    Date2014.03.14 Byskyvoice Views1549
    Read More
  6. 박현수목사의 청소년교육칼럼-한국말? 아니면 영어로?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알고 지내는 분 중에 나이가 좀 들어서 결혼하신 분이 계셨다. 그래서 첫 아이가 막 돐을 지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모든 점에서 어느 정도는 자신이 있으면서도 은근히 자신이 하고 ...
    Date2015.06.18 By관리자 Views1534
    Read More
  7. No Image

    한국사람이면 고추장을 먹어야지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교회에서 사역을 하다보면 여러 부모님들을 만나게 된다. 이민교회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그들은 자녀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며 염려를 한다. 더구나 자녀들이 한국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
    Date2013.12.19 Byskyvoice Views1520
    Read More
  8. No Image

    채규만 박사의 가정상담-남의 시선이 두려운 미혼 여성에게

    남의 시선이 두려운 미혼 여성에게 채규만박사 -성심여자대학교 교수 질문: 저는 20대 중반의 미혼 여성입니다.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나를 비난할 것 같은 염려 때문에 불안하고 항상 다른 사람들과 거리감을 두고 ...
    Date2013.05.28 Byskyvoice Views1517
    Read More
  9. No Image

    엄재정박사의 행복한 가정만들기

    <엄재정 박사/ 이화여대 간호대학 연구원> 우리 모두는 주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 권리가 있다. 그런데, 우리 가정 안에서 폭력대화로 인해 가족 식구들이 마음을 상하며 슬프게 하는 경우가 많아 불행한 가정을 우리 자신이 우리 가정에서 만들고 있다. 비폭...
    Date2013.04.11 Byskyvoice Views1514
    Read More
  10. 청소년교육칼럼-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한번은 TV에서 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집 큰 아이가 심각하게 질문했던 적이 있다. “아빠, 왜 한국 드라마에서는 항상 부모가 자녀들 결혼을 반대해요? 그리고 결혼 때문에 항상 부모하고 자식이 왜 싸우고 그...
    Date2015.03.29 By관리자 Views1497
    Read More
  11. No Image

    청소년칼럼-라면 먹을래?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오래전에 어떤 교회의 중고등부 한 학생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아이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 아이의 아버지에 관해서 얘기하게 되었다. 아버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니까 뜻밖의 대답을 하였다. 자...
    Date2014.03.01 Byskyvoice Views1475
    Read More
  12. 청소년교육 칼럼-엄부 자친 (嚴父 慈親)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 커뮤니티 교회> 아마 내가 초등학교 1학년, 아니면 2학년 때쯤 이라고 기억한다. 한참 더운 여름 방학 중이었다. 아버지께서 회사에 가시면서 빳빳한 종이돈으로 20원을 주셨다. 동생들과 같이 군것질 하라고 주신 것이었다. 그 때 2...
    Date2014.10.27 By관리자 Views1457
    Read More
  13. 앤젤라김의 교육칼럼-보딩스쿨이 무엇인가

    <앤젤라김 / 유학-교육칸설턴트> 보딩스쿨은 아마도 미국 현지에 있는 교포 여러분에게보다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훨씬 더 많이 잘 알려진 학교의 형태일 것이다. 오늘 칼럼을 통해서는 보딩스쿨이라는 말을 처음 접하실 수도 있는 분들도 이해하실 수 있도록...
    Date2015.07.01 By관리자 Views1452
    Read More
  14. 청소년교육칼럼: 예쁜 손, 미운 손(?)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우리” 집사람은 원래 왼손잡이다. 어려서 무엇을 하던지 왼손이 편했는데 한국에서 왼손잡이로 사는 것이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한 현명하신(?) 장모님께서 억지로 고쳐주셨다고 한다. 왼손으로 글을 쓰거나 밥을 먹으...
    Date2014.06.03 By관리자 Views1436
    Read More
  15. 박현수목사의 청소년교육칼럼-“애들 때문에 미국 왔어요...”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자녀 교육 때문에 한국을 떠나서 미국으로 이민해 오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참으로 많이 있다. 예전 70-80년대에는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이민들을 왔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그 양상이 전과는 무척 다...
    Date2015.11.18 By관리자 Views1424
    Read More
  16. 청소년교육칼럼-자녀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법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아이들이 이제 다 커서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가 원했던 일들을 하고 있다. 큰 아이가 Kindergarten에 간다고 얼굴이 빨개져서 흥분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 자란 모습을 보니 대견스러우면서도 자라면서 겪었던...
    Date2014.07.25 By관리자 Views1421
    Read More
  17. 장례와 상식

    <이효섭 / 장의사> 장례와 관련된 몇 가지 알아야 할 상식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1. 장례는 장례예식(Funeral Service)과 장지 (Cemetery)로 나뉘어 져 있습니다. 많은 동포들이 교회나 단체를 통하여 묘지를 구입 해 두셨는데, 경비측면에서 본다면 묘지...
    Date2014.09.15 By관리자 Views1411
    Read More
  18. 청소년교육칼럼-조기 교육의 참 의미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자녀들의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뭔가를 배우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부모들이 있다. 학교에 들어가서 말을 배우고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하고 늦은 감이 있다고 판단하여 공부든, 운동이든, 아니면 악...
    Date2015.02.26 By관리자 Views1393
    Read More
  19. 기독교인의 분노 관리 시리즈 <1>

    <채규만 박사 / 횃불 트리니티 초빙교수; 한국 및 미국 임상심리 전문가> 기독교인의 분노 관리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성경에 보면 인류의 최초 살인자는 가인으로 기록되어 있어 가인은 살인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가인이 자신의 동...
    Date2014.08.22 By관리자 Views1392
    Read More
  20. No Image

    채규만박사의 상담코너-교회에서도 성희롱이 발생하나요?

    <채규만 박사/성심여자대학교 상담학교수 > 질문: 저는 교회 목회자입니다. 최근 도가니 사건을 통해서 성폭력 등은 많이 인식이 되어 있지만, 성희롱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지난번 강용석 국회의원도 성희롱 발언으로 인해서 한나...
    Date2013.06.14 Byskyvoice Views13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CLOSE